금호타이어, 노동조합 교섭위원 자살 시도 후폭풍.
상태바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교섭위원 자살 시도 후폭풍.
  • 김기현 기자
  • 승인 2015.01.15 13:38
  • 댓글 0
  • 트위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勞)-노(勞) 갈등' 우려.
사진 / 시사주간 DB

 

[시사주간=김기현 기자]  15일 발생한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교섭위원 자살 시도 사건과 관련, 노조 간 갈등으로 확대 해석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노조의 경계에도 불구, 공장 안팎에서는 자살을 시도한 배경에 상당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살 시도 후 뇌사 상태에 빠진 이는 올해 나이 34살의 A씨. 곡성공장 근로자로, 전직 제1노조 간부다. 현재는 제1 노조 교섭위원 7명 가운데 대의원 몫으로 할당된 3명 중 한 명이다.

A씨는 지난 7일 폐암으로 숨진 회사 동료를 조문하러 광주 북구 H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가 불미스런 일로 같은 공장에 근무하는 B씨(49)와 심하게 다퉜다.

이 과정에서 B씨는 "A씨가 막말을 했다"며 홧김에 소주병을 내리쳤고, 머리에 피를 흘리는 등 부상을 당한 A씨는 이후 병원에 입원했다. B씨는 제2노조 간부 출신이다.

A씨는 이후 입원 와중에도 노사협상에 참석했으며, 이날 자살 시도 전 또다른 동료 직원에게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 장례식장 폭행 사건과 관련한 자신의 억울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견상 개인 간 폭행 사건으로 보이지만 폭행 사건이 자살 시도의 단초가 됐고, 당시 폭행 사건 관련자가 공교롭게도 제1, 제2노조 간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노·노 갈등 아니냐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장례식장 폭행 사건 직후 실제 곡성공장 제1, 제2 노조는 각각 '대자보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금호타이어 노조원은 모두 3200여 명으로, 3000여 명은 제1노조, 나머지 200여명은 제2노조 소속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당초 단일노조였으나 지난 2010년 워크아웃 과정에서 구조조정 규모 등을 놓고 '굴욕 협상' '백기 투항' 논란이 일면서 이례적으로 노조 집행부 탄핵 사태와 법적 공방으로까지 이어졌고, 이후 복수노조로 재편됐다.

이 과정에서 A, B씨 모두 곡성공장에서 같은 시기에 제1, 제2 노조 간부로 활동하며 노선과 정책 등을 놓고 일부 갈등이 있었다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지역 노동계에서는 두 노조의 골깊은 갈등이 노조간부들 사이의 불편한 동거로 이어졌고 급기야 폭행 사건과 자살 시도를 직·간접적으로 부른 것 아니냐는 말들이 적잖다.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제1노조는 그러나, 이번 사건이 노·노 갈등으로 비춰지는 것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1노조 한 간부는 "피상적인 이유만으로 노·노 갈등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우선 정확한 진상조사를 벌인 뒤 추후 대응책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A씨 동료들과 최초 발견한 간호사, 노조원 등을 상대로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 중이다.  SW 

kkh@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