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잠룡들, 용트림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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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잠룡들, 용트림을 시작했다
  • 김도훈 기자
  • 승인 2016.12.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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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레이스 조기 점화
탄핵 정국에서 급격하게 세인의 관심을 끌며 '빅3' 반열에 오른 이재명 시장은 민주당 내부에서는 물론 정치권 전체의 유의미한 다크호스다. 사진 / 뉴시스 

[시사주간=김도훈 기자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각 당은 본격적인 대선 체제로 급속히 전환할 태세다. 이에 따라 여야 대선 잠룡들도 '반년짜리' 대선 레이스에 들어갈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물론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6개월이내에 나와야 하기에 기간을 모두 채워도 내년 5월 초에는 헌재 결정이 내려진다. 박 대통령의 혐의 부분과 촛불 민심 등을 감안하면 헌재가 탄핵안을 기각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 경우 5월초까지 기간을 꽉 채우면 7월 초 대선이 열려야 하고, 그보다 훨씬 앞당겨져 2~4월 탄핵이 인용되면 4~6월 대선이 실시된다. 시기가 문제일뿐 내년 여름 이전에 조기 대선이 열리는 것만큼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먼저 야권에선 지지율 1위 후보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존재감 부각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이 1월 중순께로 예정된 만큼, 그 전에 확고한 1위 기반을 다져두려는 모습이다.

지난 4월 총선을 통해 다수의 '문재인 키즈'가 원내로 입성하고, 당 지도부 역시 친문 중심으로 꾸려진 만큼, 문 전 대표는 속도전 측면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문 전 대표는 정국이 급격하게 탄핵 국면으로 치달은 뒤 연일 국회를 찾아 지지자들과 자유발언, 촛불집회를 이어가는 등 정치이슈 속에서 존재감 찾기에도 힘을 쏟는 모습이다.

문 전 대표는 당 대선후보 경선을 통해 제1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매머드급으로 발족한 싱크탱크와 자문교수단을 활용해 본격적인 대선 공약 개발에도 힘 쏟을 계획이다. 이같은 계획에 걸림돌은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탄핵 정국에서 급격하게 세인의 관심을 끌며 '빅3' 반열에 오른 이재명 시장은 민주당 내부에서는 물론 정치권 전체의 유의미한 다크호스다. 리얼미터가 지난 5~7일 전국 성인 1,511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 스마트폰앱, 유무선 자동응답 혼용 방식으로 조사해 지난 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시장은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16.6%를 기록, 문재인(23.5%), 반기문(18.2%)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비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초기부터 야권 대선 잠룡 중 가장 먼저 하야와 탄핵을 주장하는 등 거침없는 발언으로 '사이다(속이 시원한 발언이나 이런 발언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인터넷 용어)'라는 별명을 얻으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아울러 문 전 대표가 영입했던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최근 이 시장을 연신 호평하며 '띄우기'에 나서는 등, 대선 레이스에서 무시하지 못할 존재감을 굳혀가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의 경선 결과도 예단키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 시장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거듭할 경우 당내 세력이 확고한 문 전 대표를 피해 탈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탈당 뒤 문 전 대표와 후보 단일화에 나서는 시나리오다.

이 시장에게 밀려 '빅3' 밖으로 벗어난 안철수 전 대표도 설욕전을 서두르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10일부터 박 대통령 하야 촉구 거리서명운동에 돌입, 한달여 간 장외에서 서명운동을 장기간 이어왔고 야권 주자 '8인 모임'을 자신이 제안해 성사시키는 등 정치권이 탄핵 정국으로 돌아선 데 대한 기여도가 적지 않다.

그러나 보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이 시장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안 전 대표의 움직임이 여론에 제대로 각인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안 전 대표 측은 그러나 국정농단 사태로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이 큰 상태에서도 1위 주자인 문 전 대표가 이른바 '박스권'에 갇혀있는 등 중도표 다수가 무당층에 머무르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지지부진하고 문 전 대표도 주춤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 면에서는 안 전 대표가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안 전 대표는 이들 무당층 중도표 공략에 주력할 태세다.

아직은 미국에 머물러 있지만 내년 1월부터는 정치판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으로 인해 급격히 요동칠 수 있다. 반 총장이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면 보수 진영이 요동치면서 새누리당 친박과 비박들도 복잡한 셈법 계산에 들어갈 게 분명하다.

반 총장이 새누리당에 당장 입당할 가능성은 적지만 장외에서 친박과 비박을 아우르는 봉합을 주도하고, 여기에 중도 무당층을 흡수하며 이른바 보수 신당을 창당하는 식의 드라이브를 걸 경우 적잖은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

나아가 정의화 전 의장 세력과 이재오 전 새누리당 의원이 이끄는 늘푸른한국당과 연대하면서 안철수 전 대표 및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경쟁속 협력 체제를 구축해 나간다면 차기 대선은 아무도 점칠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

이 밖에 정계복귀 후 급격하게 진행된 탄핵 국면으로 한동안 존재감을 부각시키지 못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문재인의 대체재냐 보완재냐'라는 틀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 행보 역시 관심을 끈다.

여권에선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주목되며 원외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의 당내외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또 원희룡 제주지사와 최근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 등의 선택도 관심의 대상이다. SW

k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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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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