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信, 한국판 '라스푸틴의 딸' 붙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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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信, 한국판 '라스푸틴의 딸' 붙잡혔다!
  • 강대오 기자
  • 승인 2017.01.0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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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검거 관련, 신속 비중있게 보도...국가망신
최순실의 딸 정유랄 씨. 사진 / 시사주간 DB 

[시사주간=강대오 기자“한국판 라스푸틴의 딸인 정유라가 붙잡혔다.”(CNN방송, 가디언)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인 최순실의 딸이 체포됐다.”(월스트리트저널)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의 딸이 덴마크에서 체포된 것과 관련해 CNN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BBC방송, 가디언 등 외신들은 2일(현지시간) 일제히 정유라씨를 ‘한국판 라스푸틴의 딸’ 혹은 ‘박근혜-최순실 스캔들의 핵심인물’ 등으로 소개하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특히 덴마크 현지매체 DR 방송은 2일(현지시간) 모하마드 아산 검찰총장의 말을 인용해 검찰이 정유라씨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접촉했고, 정씨에 대한 한국 측의 공식 추방요청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검찰총장은 "예측 가능한 미래"에 공식 추방요청이 한국으로부터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요청을 받은 후 30일 이내에 추방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DR 방송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의혹, 이화여대 학생들의 대규모 항의 시위사태 등 정유라씨와 연관된 문제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런가하면, CNN방송은 한국 법원이 지난해 12월 정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면서 “정유라의 어머니 최순실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였으며, 한국의 라스푸틴으로 묘사돼 온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그레고리 라스푸틴(1869~1916년)은 제정 러시아 말기 파계 수도자로 니콜라이 2세 황제 시절 국정을 농단한 인물이다.

 정씨는 1일 덴마크 북부 올보르 외곽의 한 주택에서 은신해 있다가 JTBC 취재진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덴마크 올보르 법원은 2일 정씨의 구금 기간을 오는 30일 오후 9시까지 4주 연장했다. 법무부는 이날 외교부를 통해 정씨에 대한 긴급인도구속 청구서를 덴마크 외교부로 발송했다.

CNN방송은 “정씨는 2014년 아시안 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인물”이라고 소개한 뒤 “지난해 정씨는 한국의 명문사학 중 하나인 이화여대 입학 때 불법 특혜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CNN방송은 이어 “이화여대 입학과 관련된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정씨의 입학은 취소됐으며,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장도 물러났다”라고 덧붙였다. 

WSJ은 박근혜-최순실 스캔들과 관련된 인물들 중 한국 사법당국이 그동안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던 마지막 피의자가 덴마크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WSJ는 “정씨의 어머니 최순실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박 대통령 뿐 아니라 삼성과 현대, LG 등 한국의 대표적인 재벌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득을 취했다”라고 전했다. 

WSJ는 “덴마크 경찰의 발표에 따르면 일요일 저녁 덴마크 경찰이 한 한국 언론인의 신고를 받고 올보르에 머물고 있던 정씨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또 “정씨의 변호인 페터 블링켄베르크(Peter Blinkenberg)에 따르면 정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블링켄베그크는 자신의 임무가 정씨의 한국추방을 막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WSJ는 “덴마크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승마연습을 위해 덴마크에 머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씨는 아직 덴마크에서 기소된 것은 아니다. 덴마크 검찰은 한국검찰의 인도 요청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WSJ는 이어 “지난 달 한국 사법당국은 정씨의 여권 무효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인터폴에 체포요청을 했다”면서 “그러나 특검 대변인의 말에 따르면 이번 정씨의 체포는 인터폴이 아닌 덴마크 경찰과의 협의를 통한 것”이라고 전했다. 

 BBC방송은 한국 사법당국이 정씨의 귀국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한 뒤 인터폴을 통해 수배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붙잡히자 엄마탓으로...

'부모 돈도 실력'이라는 말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정유라(21)씨가 덴마크에서 체포된 이후 현지 법정에서 대부분 혐의를 '엄마탓'으로 돌리고 있다. 

3일 덴마크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정씨는 현지 법정에서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 과정에서 받은 특혜, 삼성그룹으로부터 말 구입비 등을 지원받는 과정에 자신의 역할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각종 특혜가 최씨의 주도하에 이뤄졌고, 이를 최씨가 자신에게 알리지 않아 세부 내용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검팀이 주요하게 보고 있는 업무방해 등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는 셈이다. 특검팀 수사가 진행되더라도 정씨는 같은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 감사결과 등을 종합하면 정씨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이화여대까지 대부분의 학창시절을 '특혜'로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학교 때는 성악, 고등학교와 이화여대를 다니면서는 체육특기생이라는 점을 빌미로 온갖 특혜를 받았다. 

특혜의 정점은 이화여대에서 이뤄졌다. 정씨는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금메달을 버젓이 목에 걸고 면접에 참여했다. 규정상 어긋나는 일이었으며, 이화여대는 면접 대상자 21명 중 유독 정유라에게만 소지품 지참을 허용했다. 

이후 정씨는 학교에 거의 출석하지 않고 시험을 치르지 않았음에도 학점을 받으면서 대학생활을 누렸다. 최씨의 입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대기업인 삼성도 대학교 새내기인 정씨에게 각종 지원을 해주기 바빴다. 삼성은 승마선수인 정씨측에게 35억원을 말구입 비용 등 명목으로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은 직접 독일까지 건너가 최씨를 만나 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최씨가 삼성에 대한 정부 지원을 약속했다는 의혹도 있다. 

특검은 이처럼 정씨가 각종 특혜를 받은 것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삼성 측으로부터 받은 금전 등의 특혜의 경우 어머니인 최씨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커 제3자뇌물죄의 공범으로 묶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특검팀은 압수수색 등을 통해 혐의 단서를 포착하고, 이를 근거로 주요 수사 대상자들을 추리고 있다. 

특검팀은 이미 소설가 '이인화'로 더 알려진 류철균(51·구속) 이화여대 교수로부터 김경숙(62) 전 이대 체육대학장이 정씨 특혜 과정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이를 토대로 김 전 학장 등에 대한 소환 조사가 줄을 이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정씨에 대한 대면조사가 이 사건 수사에서 '중요한 열쇠'라고 판단하고, 강제 송환에 주력하고 있다. 특검의 수사기한이 정해져 있는 만큼 서두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정씨는 아이와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자진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특검팀을 상대로 협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 불구속 수사를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사실상 귀국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하지만 특검팀은 정씨와의 협상에는 크게 무게를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체포 영장이 발부된 만큼 구속 상태로 정씨의 신병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특검팀의 입장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덴마크 당국이 특검팀의 긴급인도구속청구를 받아들여 정씨의 구금 기간을 연장한 만큼, 자진귀국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특검팀은 덴마크 사법당국과의 협조 등을 통해 정씨에 대한 강제추방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 주(駐)덴마크 대사를 통해 체포된 정씨에게 여권반납명령서를 전달하는 등 여권 무효화 조치 작업에도 속도를 내는 것은 이 같은 맥락이다. 

특검팀 관계자는"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는 만큼, 정씨가 국내로 들어오는 대로 즉각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SW

kdo@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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