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 평양공연 때 화장실까지 쫓아와 관객이 한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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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 평양공연 때 화장실까지 쫓아와 관객이 한 말은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10.21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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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차 남북 정상회담 시 방북
그들이 우리 모든 음악을 알고있어
관객은 아는 것처럼 행동하면 안돼 
피식대학(Psick Univ) 유튜브에 나와 방북 소감을 밝힌 가수 에일리. 사진=피식대학 유튜브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 사람들이 몰래 화장실로 따라와서는 너무 팬이에요 하더라.”

2018년 9월 평양에서 진행된 제3차 남북 정상회담 일정에 예술 분야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했던 가수 에일리는 최근 피식대학(Psick Univ) 유튜브에 나와 이렇게 말했다.

에일리는 “북한은 어땠냐”는 질문에 “긴장했다. 조금 무섭기도 했다. 북한에서 스태프와 같이 길을 잃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가 사고로 호텔에 남겨져 호텔을 어슬렁거렸다. 근데 아무도 없어서 점점 더 무서웠다. 모두 우리를 쳐다보고 있고 우리가 뭘 물어보려 하면 그 사람들이 우리를 피했다.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그래도 되게 친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은 박수를 칠 때 칼박수를 치더라”며 “이걸 내가 말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우리의 모든 음악을 알고 있다”고 했다. 

에일리는 “관객들이 우리 곡을 아는 것처럼 행동하면 안 되는 것 같았다”며 “몰래 화장실에 따라와서는 너무 팬이에요라고 고백했다”고 전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피터 워드(Peter Ward)는 “북한 사람들이 자신의 팬이라고 고백했다는 에일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K팝이 얼마나 북한에 침투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탈북자들은 남한의 음악,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가 북한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비밀리에 즐겨야 한다고 증언해 왔다.

2018년 서울에 온 북한이탈주민은 “고향에서 알판을 통해 몰래 남한 음악을 들었지만 지금은 목숨을 내놓고 들을 정도로 감시가 엄격해졌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 7월 18일 혜산 영화관 앞마당에서 공개 재판이 있었다”며 “공개재판 대상은 불순 녹화물(영화, 드라마 등 한국 영상)을 보고 유포시켰다는 20대 전후 어린 청년 4명이었다”고 전했다.

이 재판에서 한국 음악을 들은 청년들은 4년, 한국 영화를 본 청년은 8년의 교화형이 선고됐다.

지난 2020년 12월 사회주의 사상에 반하거나 북한에 만연하고 있는 한국의 문화 열풍을 반동사상문화로 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나온 이후 한류를 차단하기 위한 당국의 단속과 통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북한 당국은 지난 9월 말 1호(김정은) 방침에 따라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위반자를 엄격하게 처리하고 죄질이 무거운 경우에는 가족들까지 추방하도록 하는 엄중 처벌 지시를 내렸다. 

그에 따르면 당과 국가에 죄를 지은 자들에 대해서는 직위, 공로, 현직을 막론하고 무자비하게 처리하며 그 가족들의 추방도 흔들림이 없이 집행하라는 내용이다.

그동안 친척 중 영웅이나 비행사, 1호 접견자 등 당에서 특별히 배려해주는 대상이 있으면 감형해주던 전례를 깨고 선처 없이 중형을 선고하며, 그 가족들은 이유를 불문하고 추방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더불어 현재 군사 복무 중인 형제나 자식이 있다면 즉시 제대시켜 가족의 추방 행렬에 포함시키라는 내용도 방침에 담겼다고 전해졌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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