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말한 ‘한국은 적’ 북한 주민 생각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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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말한 ‘한국은 적’ 북한 주민 생각은(2)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4.02.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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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조선과 싸워 이길 수 있나' 관심사
일부선 지금보다 전쟁이 낫다 분위기
'신고보상제' 잘 돼 있어 말할 수 없다
핸드폰을 보고 있는 북한 주민들. 사진=시사주간 DB
핸드폰을 보고 있는 북한 주민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에서는 1월 첫 주부터 ‘전원회의’에 대한 설명과 선전 교양 작업이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를 통해 ‘한국은 적’이라는 김정은의 방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일문일답을 나눴다. 

-한국을 평정한다든가, 핵무기 사용도 불사하겠다고 김정은은 공언하고 있다.

“지금 사람들의 큰 관심사는 정말 전쟁을 할 것인가, 남조선과 싸워 이길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핵을 갖고 있다는데 핵전쟁이 나면 다 죽는 거 아닌가 하고 사람들이 모이면 자주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사는 게 너무 힘드니까 전쟁이 일어나길 바라는 사람도 있다.”

-전쟁을 바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인가.

“전쟁이 일어나면 죽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이대로보다는 낫다는 거다. 전쟁을 하든 협상을 하든 어쨌든 무엇인가 바뀌었으면 하는 분위기가 있다.”

-한국·미국과의 핵전쟁에 대해서는 어떤 의견이 있나.

“핵전쟁이 나면 적도 죽고 나도 죽기 때문에 핵은 마지막으로 쓰는 무기다. 단, 지키기 위해서만 갖고 있으니 실제로는 자동보총보다 약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내놓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예전부터 라디오 등을 듣고 외부의 정세를 조금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런 분위기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은 핵무기를 많이 갖고 있지만 실제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한편으로는 ‘우리는 강도처럼 미국과 일본과 한국을 핵으로 위협해 식량지원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외부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나라를 위해서)총폭탄이 되자, 충성을 다하자고 말하고 있지만, 지식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얼마나 무지몽매하고 바보처럼 사는가 하고 말한다.”

-북조선에서는 자유롭게 말할 수 없나.

“유언비어와 비사회주의적 현상에 대한 단속과 신고체계가 강화돼 사람들은 점점 중앙에 대한 비판을 입에 담을 수 없게 됐다. 잘못됐다고 생각하더라도 말이다.”

※주민의 발언과 소행을 상호 감시해 상부에 전하는 체계가 예전보다 강화됐다. 정권에게 있어 좋지 않은 정보는 '유언비어'=가짜 정보로 간주돼 그 출처의 조사가 집요하게 이뤄지게 됐다. 신고의 포상으로서 식량과 현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밀고 시스템이 강화됐다는 것인가.

“신고 보상제가 아주 잘 돼 있어서 입은 있어도 말할 수 없는 세상이 됐다. 기업과 조직에는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신소(伸訴)함’이 만들어졌고, ‘생활총화’와 별도로 일주일에 한 번 의무적으로 개인과 조직을 비판하는 체계가 돼 있다.

※생활총화는 모든 직장과 학교, 여성동맹과 청년동맹 등 사회단체에서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행동 반성 회의를 말한다.

이것은 작년 3월부터 시행 중인데 신소함의 내용을 바탕으로 검찰이나 혜산시당, 양강도당으로부터 (기업과 조직에게) 조사, 검열이 나온다. 간부들 사이에서도 위에 대한(고위간부와 김정은에 대한) 이야기는 잘 아는 사람끼리라도 할 수 없게 됐다. 서로 믿지 못하니까.”

※2019년경부터 무기명으로 개인과 간부를 비판 고발하는 '신소함'이 기업과 조직에 상설됐다. 간부의 부정부패나 문제행동, 발언에 대해 고발하는 시스템으로 정착됐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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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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