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불쌍한 대통령" vs "국민 분노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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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불쌍한 대통령" vs "국민 분노 보여야".
  • 시사주간
  • 승인 2014.06.0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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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우는데 나도 눈물이 펑펑 쏟아지더라니까" 1일 경기 수원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모(67)씨는 "경기도지사가 누가 될 것 같으냐"는 물음에 손수건부터 내보였다.

지난달 19일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의 담화문'을 동료들과 함께 보며 눈물을 훔쳤던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배고픈 설움을 안 당해본 젊은이들은 그것이 뭔지 모를 것"이라며 "(배고픔을 이겨낸)향수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식도 부모도 없는 대통령이 우는 모습이 안쓰러웠다"며 "새누리당 남경필을 찍어서 다시 한 번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31일 안산에서 만난 30대 박모(37·여)씨의 반응은 김씨와 확연히 달랐다.

박씨는 "이번에는 정말 국민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사고 대응을 보면서 대한민국이 이 정도였나 싶었다"며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가 100%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새누리당을 다시 찍을 수는 없다"고 했다.

이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54)씨는 "점심때도 사람이 별로 없다. 새누리당 김문수 지사 때 이천시에 무슨 도움을 줬는지 모르겠다"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이씨는 "그동안 먹고사는 게 바빠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적도 많았는데 이번에는 투표해야겠다"고 전했다.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도민도 상당수였다. 성남시에 사는 주부 박모(47)씨는 "젊은 도지사가 되면 생동감이 넘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새누리당이 재집권하는 것은 반대"라며 "그렇다고 새정치민주연합도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고민을 내비쳤다.

용인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50대는 "승객들한테 물어보면 10명 가운데 2~3명은 후보가 누군지 조차 모르더라"며 "젊은 사람들은 선거 얘기하면 딴청 부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동안의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남 후보와 김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부동층이 30%에 달한다. 선거가 임박했지만, 그 비율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서울신문이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4~25일 도내 유권자 6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부동층이 34.0%나 됐다.

부동층의 고민에는 김 후보의 '보육교사 공무원화' 영향도 있는듯 했다. 이 공약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연차별로 도내 보육교사 7만여 명을 교육 공무원화, 사립학교 교원 수준의 처우를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안양 평촌에 사는 김서영(41·여)씨는 "세월호 때문에 새누리당은 찍지 않으려고 했는데 공무원을 수만명 늘린다고 해 황당했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어린이집 지원을 하더라도 지금 시기에 공무원 확대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누구를 선택할지는 투표장에 가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의 '관피아' 교훈을 깨닫지 못한 관료 만능주의 포퓰리즘"이라는 남 후보의 공략이 먹혀든 셈이다.

김 후보가 제기한 남 후보의 '제주도 땅 투기 의혹'에 대해 차갑게 반응하는 도민도 있었다.

윤모(32·여·군포)씨는 "남 후보가 젊고 패기 있어 보여 좋았는데 실망했다"며 "부모 잘 만나 대학생 때 제주도에 과수원이 있다는 게 국민 정서에 맞는 것이냐"고 했다.

김 후보 측은 지난 28·29일 "남 후보가 대학생과 국회의원 시절 제주도 서귀포시 서호동 일대 3개 필지 1만3870㎡ 규모의 과수원을 사들여 경자유전(농사를 짓는 사람만 농지를 소유)을 규정한 헌법과 농지법 등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남 후보는 "해명이 모두 끝난 사안을 두고 김 후보가 네거티브를 하고 있다"고 역공하고 있다.

이번 경기지사 선거의 유권자는 967만9317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도는 최전방 접경지역부터 대도시, 농어촌이 공존하는 대한민국 '축소판'이다. 그만큼 '세 결집'이 힘들고 부동층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민선 2기 임창렬 전 지사를 빼놓고는 줄곧 보수 후보를 선택해왔던 경기도. '앵그리 맘(성난 엄마)'으로 대표되는 '세월호 심판론'을 두고 경기도민, 특히 집 나온 '보수층'이 고민에 빠졌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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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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