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10월 3일 직접 찾아가 무릎 꿇고 사죄
[시사주간=양승진 논설위원]‘友愛(우애)’라는 정성스런 붓글씨를 써 붙인 커다란 종이상자가 서울에 도착했다.
일본 내 대표적인 친한파로 알려진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73) 일본 전 총리가 보내온 마스크 상자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직접 올 수 없어 국제소포를 보내온 하토야마 전 총리는 지난 2018년 10월 3일 찾아가 무릎 꿇고 사죄했던 합천원폭피해자들에게 꼭 좀 전해달라는 부탁이었다.
하토야마 전 총리가 보내온 마스크는 모두 1000장으로 하루가 다르게 확진자가 폭증하는 일본 내 상황으로 보면 아주 귀한 마스크였다.
3.1독립운동100주년기념관건립위원회 신부호 집행위원장 등 일행은 3일 경남 합천군에 있는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을 찾아 이를 전달했다.
최근 코로나19로 거의 두 달째 완전 통제되고 있는 복지회관은 현재 106명의 원폭피해자들이 상주하고 있는 시설로 대한적십자사에서 운영을 맡고 있다.
신 집행위원장은 “하토야마 전 총리가 ‘우애’를 전달하고 싶어 보내온 귀한 마스크”라며 “직접 전달했으면 좋겠지만 코로나19로 꼼짝할 수 없는 상황을 잘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에 하재성 관장은 “귀한 마스크를 직접 보내오셔서 감사하다”면서 “복지회관에 계신 원폭피해자들에게 골고루 나눠 주겠다”고 말했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 심진태 지부장은 “하토야마 전 총리가 2018년 10월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을 찾아 단 한 번도 의자에 앉지 않고 무릎 꿇은 채 피해자 한 분 한 분 손을 맞잡는 모습을 보며 그의 진정성이 느껴졌다”며 “마스크 또한 감사하고 잘 쓰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하토야마 전 총리는 2015년 유관순 열사가 수감 됐던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무릎 꿇고 사죄한데 이어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과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는 등 한일 과거사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
또 여러 언론 인터뷰와 강연에서 독도 문제, 위안부 합의안, 강제징용노동자 배상 판결 등 민감한 한일문제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소신을 피력해왔다.
지난해 '3.1운동 UN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기념재단'으로부터 과거사 청산 및 세계 평화를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3.1운동 UN유네스코평화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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