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인생은 칸타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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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박사 펀 스피치 칼럼] 인생은 칸타빌레~!
  • 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 승인 2020.08.1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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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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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김재화 언론학 커뮤니케이션학 박사] 심마니, 군인, 화전민, 어시장 경매인, 수감자... 등 특별 직업군 사람들이 그 분야 용어로 자기들끼리 말하면 절반 이상을 알아듣기가 힘들더군요. 그러나 그들에겐 그 말이 하기 편하고 듣는 쪽서도 쉽겠죠.

대학방송국에서 아나운서를 했고 나중에 기성 방송국에서 작가로 일했던 저이기에 방송용어는 아주 익숙합니다. 누군가 소리도 없이 들어와 나중에 좌중에 대고 좀 큰 목소리로 말할 때 깜짝 놀라는 수가 있습니다. 언제 들어왔나 싶어서요. 이런 경우에 ‘스네익 인(Snake In)’했다고 말하며 서로 얼른 이해를 하곤 했습니다.

라디오방송서 큐시트나 대본에 'S.I'라 표기돼 있으면 소리 없이 들어와 서서히 음이 들리기 시작하는 상태를 뜻합니다. '스네익(snake)'이 뱀이잖아요. 뱀은 스르르 소리 없이 오기에 그렇게 만들어진 용어인 듯싶습니다. 

언제 나갔는지 모르게 나가면 반대로 ‘스네익 아웃(Snake Out)’이라 하고요, 비슷한 경우 영상에서는 페이드 인, 페이드 아웃(F/I, F/O)을 씁니다.  

아들 녀석이 성악을 했었기에 음악인들과 어울린 적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공연 후 뒤풀이장 같은 데선 더욱더 활기가 넘치더군요. 조금 전 무대 위보다 더 튀는 연주를 또 합니다. 

특히나 음악용어를 써서 유쾌하게 웃곤 하는데요, 표정과 앞 뒤 흐름을 잘 들으면 외래어지만 비교적 어렵지 않게 들립니다.

우리네 일상생활에서 상호나 상품명(商品名)으로도 자주 쓰이는 것이 음악용어입니다. 카페나 미용실 같은 곳의 이름이 주인의 의지나 심기 같은 게 담긴 음악용어로 불리는 게 많습니다. 같은 외래어라도 많이 들어서인지 친근감이 느껴지고 멋스럽게 보이기도 합니다.

'부드럽고 아름답게'라는 ‘돌체’나 라피도(rapido: 재빠르게), 포르테(forte: 세게) 이런 것들이 대표적인 음악용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말이 나왔으니 음악용어를 써서 낭만적 분위기를 한 번 만들어볼까요? “그대와 꽃길을 걸을 때는 라르고(largo)를 유지하고 싶습니다. 꽃들과 또 당신과 눈 맞추려니 ‘매우 느리게’ 걸어갈 수밖에요”라 해보시죠. 폼이 좀 나지 않을까요? 생뚱맞은 지적 허세? 하하!    

산을 오를 때는 ‘프레스토’면 곤란하고 안단테(andante)가 좋겠죠. 하늘도 보고 바람소리와 새소리 들으며 ‘느리게’ 한 발 한 발 걸음을 옮겨야 할 거고요.

일상 활동 모두가 그럴 것 같습니다. 성급함이 문제를 일으키지만 게으름도 버려야 할 테니 ‘보통 빠르기’ 모데라토(moderato)로 생활해야겠습니다.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봤다, 나 혼자서는 외롭다 할 땐 멈칫거리거나 재지 말고 손을 내밀어야 할 텐데요, 이때는 알레그로(allegro), ‘빠르게’ 내 뜻을 보여야 할 줄 압니다.  

사랑의 기회는 자주 찾아오지 않습니다. 비바체를 외치며 달려가시기 바랍니다. 두려워 말고 ‘빠르되 경쾌하게’요! 한 번 잡은 사랑은 자동차 ‘악셀’을 밟듯 'accelerando'(accel:아첼레란도)'점점 빠르게 가속시켜야 하고 '볼란테', 날아가듯 가벼워야 하고, 그렇게 맺은 사랑은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가도 늘 '시밀레'(simile), 이전과 동일해야 합니다.

모데라토(moderato) 생이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걸음도 미소도 말도 모두 ‘보통 빠르기’가 무난할 테니까요. 부모님이나 나이, 재물까지도 아다지오(adagio)로 침착하면서도 여유 있게 가 질 수 있어야 하는데, 왜 좋은 것은 전부 바람처럼 쏜살같이 프레스토(presto) 속도일까요? 야속합니다.

사람 사는 게 애드리브(자유롭게)를 맘껏 펼치면서도 때로는 ‘울림’과 떨림(비브라토)도 문득문득 오면 참 좋다고 하죠.

자, 생의 남아 있는 날들, 아사이(매우) 콘 브리오(생기 넘치게)!! SW

erobian2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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