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손상된 렘수면 장애환자···"파킨슨 발병 위험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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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손상된 렘수면 장애환자···"파킨슨 발병 위험 높아"
  • 이민정 기자
  • 승인 2023.06.2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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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글림프 체계 손상 렘수면 장애 환자
파킨슨병 발병 위험 높아 세계 첫 보고
이미지=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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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이민정 기자] 뇌 글림프 체계가 손상된 렘수면 장애 환자의 경우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보고됐다.

뇌 글림프 체계란 깊은 수면 중 뇌에 쌓인 노폐물을 혈관 주위 글림프를 통해 배출해 처리하는 일종의 뇌신경 청소 시스템이다. 렘수면 장애란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자에게 나타나는 수면 장애의 일종이다. 렘수면 동안 근육의 긴장도가 커지고, 소리를 지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등 꿈 속에서 하는 행동을 실제 행동으로 옮겨 과도한 움직임과 이상 행동이 나타난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종민·영상의학과 배윤정·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핵의학과 송요성 교수로 구성된 다학제 연구팀은 렘수면 장애 환자·파킨슨병 환자·대조군 60명(각 20명)을 대상으로 DTI(확산텐서영상)를 포함한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검사를 시행해 혈관 주위 뇌 글림프 흐름을 반영하는 주위 공간의 확산 지수(ALPS 지수)를 분석해 비교했다.

연구 결과 ALPS 지수가 대조군에서는 1.72이었던 반면, 렘수면 장애 그룹에서는 1.53,  파킨슨병 그룹에서는 1.49로 더 낮게 나타났다. ALPS 지수가 낮을수록 뇌 글림프 체계가 손상됐다는 의미다. 렘수면 장애가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 노폐물 처리 시스템의 손상도가 높은 것이다.

또 ALPS 지수가 낮아질수록 파킨슨병으로 전환될 위험도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뇌 안에 독성 단백질이 축적되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을 비롯한 퇴행성 뇌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중 파킨슨병은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단백질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발생한다. 파킨슨병과 연관성이 높은 질환으로 렘수면 장애가 있다.

배 교수는 "파킨슨병 전 단계 질환으로 알려진 렘수면 장애 환자 중, 뇌 글림프 체계가 손상돼 있는 환자들은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파킨슨병이라는 퇴행성 뇌 질환에 뇌 글림프 체계의 손상이 실질적 기여를 한다는 점을 입증하게 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조영제 주입 없이 자기공명영상만으로 실제 인체의 뇌 글림프 기능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내 임상적 의의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렘수면 장애 환자들의 파킨슨병 발병 위험도를 미리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상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래디올로지(Rad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SW

lm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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