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반도 안보 청문회 “미국 대북정책은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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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반도 안보 청문회 “미국 대북정책은 실패했다”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10.0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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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니 상원의원 “일관된 전략·정책 부재”
샤츠 의원 “한반도 비핵화 실현 불가능”
빅터차 “北 미사일 선제 타격 선언해야”
밋 롬니
미 공화당의 밋 롬니 상원의원은 한반도 안보 청문회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미국에서 개최된 한반도 안보 청문회에서 미국의 대북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는가 하면 한국이 자체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견해도 표출됐다. 

공화당의 밋 롬니 상원의원은 지난 4일 한반도 안보를 주제로 열린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우리가 그동안 한 일은 효과가 없었다”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북한과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정말 중구난방이었다”고 피력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 담당 소위 공화당 간사인 롬니 의원은 “우리에게 북한과 관련해 일관된 전략이나 정책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상원 코리아코커스 공동의장인 민주당의 브라이언 샤츠 의원도 미국의 대북 정책을 실패로 규정하며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샤츠 의원은 “북한은 무기 프로그램을 계속 향상하고 있는데 어떤 구애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며 “우리는 새로운 경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는 실현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우리는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단기적인 점진적 조치”가 무엇인지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상원 외교위 동아태 담당 소위원장인 민주당의 크리스 밴 홀런 의원도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에 동의한다며 “미국은 현실을 반영한 대북 전략을 마련할 때”라고 강조했다.

밴 홀런 의원은 미국의 한반도 비핵화 목표에 대해 “매우 가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달성할 수 없었다”며 “우리가 다른 종류의 장기적인 접근법을 생각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전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에 전제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해 왔지만 북한은 이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의회에서 올해 처음으로 한반도 안보를 주제로 열린 이번 청문회에서 한국이 자체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공화당 일각의 견해도 드러났다.

롬니 의원은 “한국이 재래식 무기는 물론 핵무기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핵보유국인 이웃을 북쪽에 두고 있으면서도 자체 핵 능력이 없다는 사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내가 만약 그곳(한국)에 살았다면 균형이 맞지 않아서 불안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즉 확장억제 효과를 높이기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구체적 조치를 조언해달라는 의원들의 요청도 이어졌다.

증인으로 출석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한국에 핵무기 재배치를 위한 예비 대화를 시작할 것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차 석좌는 “미국의 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자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그런 것을 고려한다면 어떤 기반 시설이 전제돼야 하는지에 대한 예비 대화를 시작하자는 것”이라며 “고위급이 아닌 실무 수준에서 이런 대화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북한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도 중요한 억제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선제타격을 포함한 정책을 선언해야 한다는 차 석좌의 제안도 의원들의 관심을 끌었다.

차 석좌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무력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포함한 새 선언적 정책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가 무엇이냐’는 롬니 의원의 질문에 “우리가 일본 상공이나 하와이 또는 미국 서부 해안으로 향하는 미사일을 격추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정책을 선언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추가 미사일 실험을 억지하기 위한 무언가를 검토해야 한다”며 이런 선언적 정책이 “위험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아마도 우리는 지금 그렇게 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에 대한 전술핵 재배치나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거듭 확인하며 미한 간 확장억제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고 이에 따라 양국은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핵협의그룹(NCG)을 출범시켰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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