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박상진 도쿄·베이징 에디터] 홍콩의 반(反)중국 시위가 급박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1일(현지시간) 교도통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시위 참가자 2명에게 권총 실탄을 쐈다. 1명은 복부에 맞아 위독한 상태며 다른 1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21세의 남자가 간과 신장에 총알을 맞고 응급 수술을 받았으나 여전히 심각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지난 8일에는 홍콩과기대 2학년생 차우츠록(周梓樂)이 4일 시위 도중 경찰의 추적을 피하다 지상 3층 주차장에서 추락해 뇌사 끝에 숨졌다.
이에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오전 차우츠록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지하철과 주요 간선 도로의 차량 통행을 방해하는 시위를 곳곳에서 벌였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홍콩 중화 대학교와 홍콩 폴리테크닉 대학교에서 경찰은 캠퍼스 안으로 시위대를 쫓아들어가 최루 가스를 발산하여 해산시켰다. 밤이 되자 구룡반도의 몽콕 지역과 홍콩 코즈웨이베이의 쇼핑지역에서도 시위가 이어졌으며 경찰은 최루탄으로 대응했다. 이번 시위로 중상자 2명을 포함해 최소 64명이 부상을 입었다.
한편, 홍콩 네티즌은 11일 실탄을 발사한 해당 교통경찰의 SNS를 찾아내 해당 경찰의 실명과 가족 사진을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홍콩 일부 네티즌은 해당 경찰과 자녀의 사진에 “저희 아빠는 살인범이에요”라는 글을 써넣기도 했다.
SCMP는 홍콩 경찰이 “경찰 자녀의 신원이 온라인에 공개된 이후 딸의 신변이 위협을 받고 있다”며 시위대의 불법적인 신상 공개 행위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위대의 과격행동에 굴복하지 않겠다. 갈수록 심해지는 폭력은 홍콩에 더 많은 비극만 불러올 뿐이다”고 경고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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