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대참사 그 3일, 선박인양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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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대참사 그 3일, 선박인양은 어떻게.
  • 시사주간
  • 승인 2014.04.1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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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승객 전원 생사 확인될 때까지 인양 작업 안해" .
▲ [시사주간=사회팀]

지난 16일 전남 진도 해역에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지 만 48시간이 지난 뒤에야 선체 내부 진입에 성공하는 등 실종자 수색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둘러 선체를 인양하거나 해체해 실종자 수색을 진행해야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정부와 전문가들은 단 한 명의 인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이와 같은 방법은 실행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설계업을 하는 김대규(45)씨는 무게가 많이 나가는 세월호를 통째로 인양하는 데 시간을 끄느니 해체 작업을 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김씨는 천안함 반쪽 무게보다 10배도 더 나가는 세월호를 통째로 인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두 동강 난 천안함 선체가 각 600t이었고 모두 인양하는 데 약 한 달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세월호는 선박 자체 무게가 6825t에 달하는 데다가 바닷물까지 들어가 1만t이 넘을 것이라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해체 작업을 통해 신속하게 선체내 진입과 수색을 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김씨는 배 윗부분 선체를 뜯어내 열린 공간으로 잠수부를 투입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김씨는 "세월호 양쪽에 쇠사슬을 걸고 인양선으로 양쪽에서 동시에 잡아당기면 되지 않느냐"며 "여객선에는 보통 유조선이나 군함에 사용하는 철판보다 비교적 얇은 3.5㎝ 두께의 철판을 사용하기 때문에 충분히 뜯겨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배를 섣불리 인양하거나 해체할 경우 선내 생존자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모 한국해양수산연구원 교수는 "선체만 들어 올리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데 지금은 뒤집힌 배를 바로 세워 들어 올리려고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라며 "배 안에 생존자가 있을 거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배를 무작정 들어 올리거나 분해하는 것을 주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선체를 통째로 들어올려야 사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선박을 해체하는 것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은방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해체 작업을 하려면 많은 장비를 도입해야 하고 수중 용접도 해야 하는 등 문제가 있다"며 "상황이 엄중한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분명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추측보다는 현장 지휘관의 의사결정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현재 바닷속에는 앞이 거의 보이지 않은 상태인데다가 조류도 굉장히 심하다"라며 "(무리한) 잠수부 투입이 제2의 재해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송병선 태평양해양산업(선박인양업체) 상무는 배를 인양하거나 해체할 경우 선내 생존자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 상무는 "인양이나 해체 작업을 하면 선내에 차 있던 공기(에어포켓)마저 빠져나가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며 "선박을 해체할 경우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이 바닷속으로 쓸려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배 한 쪽이 물에 떠 있어서 인양하기에는 오히려 쉬운 상태"라며 "하지만 인양하는 과정에서 쇠사슬을 배 주변에 감을 때 철판이 오그라드는 등 생존자를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이런 이유로 선내에 생존자가 있다고 믿고 선내 진입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생존자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무리한 선박 인양이나 해체 작업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사고 첫날 오후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서 "승객 전원의 생사가 확인될 때까지 인양 작업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사고 사흘째인 이날 오전에도 김 청장은 "선체 내부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고 공기 주입도 특별한 변화가 없으면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경은 이날 오전 함정 173척과 항공기 31대, 잠수요원 535명 등을 투입해 사고해역을 집중 수색하고, 해경·해군·민간인 잠수부가 선체 진입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경은 조류가 멈추는 정조 시간대인 오전 10시30분께 선체 안에 공기를 주입하고 있다. 1시간여 뒤에는 해경이 선체 내부 진입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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