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반포3주구 '네거티브 마케팅'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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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반포3주구 '네거티브 마케팅' 논란 확산
  • 오아름 기자
  • 승인 2020.05.0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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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수주’ 취지 찬물…삼성준법감시위원회 취지 무색
경쟁사 제안 비난 등 재건축 브로커 활용 대리 홍보전
반포3주구 인근에 걸려있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현수막. 사진=조합원 제공
반포3주구 인근에 걸려있는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현수막. 사진=조합원 제공

[시사주간=오아름 기자] ‘클린홍보·클린수주’ 내걸고 5년만에 수주전에 다시 참여한 삼성물산이 재건축 브로커를 활용한 대리 홍보전이 드러나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무리한 마케팅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앞서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12월 서초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전을 마지막으로 정비사업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오랜만에 복귀무대라서 욕심이 과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4일 제보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3주구 조합은 시공사 선정시까지 자체 단속반 및 신고센터를 운영 중인 가운데 삼성물산이 불법홍보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일 삼성물산 임원 김모씨는 SNS로 “존경하는 반포3주구 조합원님!”이라는 제목의 메세지를 발송했다.

내용에는 “작년 1월 10일과 금년 1월 3일, 두 번의 조합에서 주최한 시공사 간담회 때 모두 참여하여 인사드렸던 삼성물산 김OO 상무”라며 “정부의 엄격한 기준과 강화된 입찰 지침에 따라 전화, 인터넷, SNS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개별 접촉이 금지가 되어, 이에 당장은 조합원님을 대면하고 싶은 열망을 속으로만 꾹꾹 눌러둘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에 대해 넓은 해량 있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렇듯 삼성물산이 SNS에는 정부와 조합의 개별 홍보 금지 지침을 착실하게 따르겠다며 클린수주를 강조하며, 정작 뒤에서는 정부와 조합의 지침을 위반하는 개별홍보를 벌이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삼성물산 직원들은 근처 부동산을 방문하면서 다과를 제공하고, 자사가 준공한 아파트에 조합원 투어까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점 또한 삼성물산이 경쟁사간의 약속을 어기고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삼성은 지난 2월 주요 계열사 임직원들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고 경영상 준법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준법감시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삼성에 따르면, 준법감시위원회는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신고를 접수 중이며, 제보자의 익명성 보호를 위해 외부 위탁 운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이 그룹 차원에서 야심차게 출범한 준법감시위원회에 먹칠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반포3주구 조합원 단체 카톡 내용. 사진=조합원 제공
반포3주구 조합원 단체 카톡 내용. 사진=조합원 제공

또한 삼성물산은 이 사업을 준공 후 후분양으로 전환하고 사업기간을 1년 단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물산의 계획대로 사업기간을 1년 단축하게 되면 조합 운영비와 공사비 등의 직접 비용 절감 액만 감안해도 수 백 억 원에 달한다. 이는 조합원들에게 솔깃한 제안이기 때문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더불어 삼성물산은 보도자료를 통해 “공사도급계약 체결후 관리처분인가까지 3개월 만에 진행하고 공사 기간도 34개월 이내에 마무리할 것”이라며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는 잠실 진주아파트는 사업시행인가를 득한 후 관리처분인가까지 3개월 내에 마무리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물산은 건설업계 최고의 신용등급(AA+)을 갖췄기에 준공 후 분양이 가능하다”라며 100% 준공 후 분양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대우건설은 “삼성물산의 반포3주구와 관련한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에 심각한 오류가 있어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라며 잠실 진주아파트 사례에 대해 지적하고 나섰다. 

대우건설은 “잠실 진주아파트는 사업시행인가 후 관리처분인가를 득하는 데까지 약 13개월의 기간이 소요됐고, 3개월 만에 관리처분인가 한 신청을 마치 인가를 받아서 마무리 됐다고 왜곡한 것이다”고 꼬집었다. 

또 “삼성물산이 이를 근거로 당사보다 인허가 기간을 1년이나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하게 언론의 왜곡 보도를 유도하는 행위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잠실진주아파트는 관리처분인가 신청은 3개월 만에 이뤄졌으며 사업시행인가 후 관리처분인가까지 13개월이 걸렸고, 삼성물산 관계자는 “관리처분인가 신청으로 써야 하는데 신청 단어를 실수로 빼먹는 바람에 표현 실수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외에도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 조합원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조합원을 통해 홍보 대리전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조합원을 통해서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표현하는 등 경쟁사가 일반분양 방식을 선분양, 후분양, 리츠 세가지 중 조합원들이 택할 수 있도록 제안한 내용에 대해 마치 삼성물산만이 후분양을 하고 경쟁사 제안에는 후분양이 없는 것처럼 왜곡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러한 내용이 나온지 한 달째 인데, 경쟁사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네거티브 홍보는 그만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페어플레이를 했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SW

oar@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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