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칼럼] 호텔방에서 출퇴근 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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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칼럼] 호텔방에서 출퇴근 하시렵니까
  • 오세라비 작가
  • 승인 2020.11.2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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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H공사
사진=SH공사

[시사주간=오세라비 작가] 전·월세 대란은 정부와 여당이 관광호텔을 인수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안까지 나오게 만들었다. 폭증하는 아파트값과 전·월세 대란에 대한 기상천외한 발상일 수 있다. 하지만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을까. 정부의 24번째 부동산대책의 일환으로 나오는 대책은 이처럼 중구난방식이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둘만 모여도 미친 집값 상승과 전세 가격 얘기를 나눈다. 장차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전세를 살고 있는 이들에겐 주거불안 문제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주말에 필자가 영등포역에서 기차를 타기위해 기다리는 동안 젊은 연인 혹은 부부로 보이는 커플들의 대화는 주로 아파트 가격, 전·월세 관련이었다. 그만큼 부동산문제는 젊은 층에 큰 타격을 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길을 지나다니며 부동산중개소 광고판에 붙어있는 아파트 매매가, 전세가를 보면 정말이지 ‘억!’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뭔가가 크게 잘못됐음을 느끼게 한다. 며칠 전 마포구에 들렀다 부동산중개소 사무실 앞에 붙은 안내문에는 아파트 30평이 매매가 14억, 전세가는 8억이었다. 건축한지 오래 된 아파트였다.

새삼스레 집값에 놀란 필자는 지인과 이 문제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정도 가격은 싼 편에 속한다”고 말을 해 더욱 입을 다물지 못했다. 상황이 이럴진대 급기야 정부는 관광호텔을 인수해 전·월세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겠다는 대책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호텔방 주거용 방안은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입에서 가장 먼저 나왔다. 이 대표가 지난 17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정부가 호텔방을 주거용으로 바꿔서 전월세로 내놓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취지로 답변하면서였다. 그러자 김현미 국토부 장관, 김태년 원내대표, 홍익표 민주연구원장 등은 일제히 호텔방 임대주택 개조를 옹호하고 나서 논란을 더 커졌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진선미 의원은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으로도 주거의 질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해 성난 민심에 불을 질렀다. 진 의원은 민주당 미래주거추진단장을 맡고 있다. 진 의원 본인부터 고가의 아파트에 살고 있지 않은가. 현 정부 인사 중 어느 한 사람이라도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이들이 있다면 모를까, 대다수가 고가의 아파트에 살고 있다.

정부 여당의 호텔 임대주택 방안은 전·월세 대란을 타개할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호텔 임대주택은 어디까지나 1인 가구의 일시적 주거 방식이다. 가족이 둘, 셋인 다인가구가 어떻게 호텔살이를 할 수 있겠는가. 호텔살이를 한다손 쳐도 월 임대료 및 식대, 청소비 등 부대비용은 최소 70만 원 이상은 잡아야 가능하다. 월급 받아 임대료 등으로 다 지출한다면 장차 어떻게 집장만을 하고,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을까. 평생 유휴 호텔을 전전하며 살라는 말인가?

김태년 원내대표는 호텔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강조하며 “새로운 주거 형태인 셰어하우스와 비슷하며 공간은 매우 쾌적하고 안전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그에게는 호텔이 쾌적한 공간일지는 모르나, 호텔은 번화가, 유흥가 밀집 지역에 있는 편이다. 모텔과 술집은 즐비하고 소음과 공해 문제 또한 쾌적한 주거 환경과는 거리가 멀다.

국민들은 주거의 권리가 있다. 국민들이 편안한 주거의 터전에서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임무다. 하지만 현 정부의 부동산대책은 내놓을 때마다 풍선효과를 일으켜 부동산 가격만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주지하다시피 역대 정부 중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아파트 상승률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값 폭등이 사회문제로 부상하자 문재인 정부 관련자와 지지자들은 아파트 가격 상승은 전임 보수정부의 잘못된 정책에서 비롯되었다고 당당히 말한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명박 정부 시절 서울 아파트 가격은 하락했다.

부동산정책의 이상한 법칙은, 진보를 자처하는 정부만 들어서면 집값은 폭등한다. 역대 정부 중 집값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노무현 정부 당시 무려 30차례 부동산대책을 내놓았지만 그때마다 집값은 미친 듯이 뛰어올랐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대책 경로도 노무현 정부와 그대로 닮은꼴이다. 지난 해 문재인 대통령은 “반드시 부동산 가격은 잡겠다. 장담한다.” 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지만 그 말과 반대로 전국 아파트 가격과 전세는 쉬지 않고 상승 하고 있다.

진보 정부의 부동산대책은 각종 규제의 남발이다. 그러다보니 부동산 시장은 정책에 대한 반발로 말미암아 오히려 집값 상승을 더 부추기는 꼴이 됐다. 게다가 정부는 부동산정책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다. 정부여당 관계자들의 신중하지 못한 발언들은 이들이 부동산정책에 대해 얼마나 단견을 가지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게다가 부동산정책의 실패의 책임을 물어 관련 부처 장관을 교체하지도 않는다. 기껏 내놓은 전·월세 대책이라는 게 급기야 호텔방 임대 방안이다. 이는 임시처방이고 땜질 정책이다.

가뜩이나 청년세대들이 결혼을 기피하고 자녀를 낳지 않는 풍조가 만연하다. 그런 이유 중 주된 부분이 주거 불안이다. 집값 상승에 따른 좌절감은 아무리 돈을 저축한들 집 한 칸 마련하기 어렵다면 결혼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거문제는 너무도 중요하다. 젊은이들이 호텔방에서 주거하며 임대료 내며 출퇴근 하는 삶을 사는데 어떻게 가정을 꾸릴 수 있겠나. 평생을 그런 식으로 전전하며 살지 모르는 삶이 정부여당 관계자들 말처럼 쾌적하다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는 아파트 가격 상승에 기뻐하는 이들은 보지 못했다. 1주택 보유자도 종합부동산세 인상에 부글부글거리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집값은 오를 것인가를 두고 근심이 가득한 표정들이다. 아파트 값 상승은 이래저래 국민 모두의 삶을 옥죄일 뿐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부동산대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늘려야 한다. 문재인 정부 임기 시작부터 장기공공임대주택 건설에 집중했더라면 이런 식의 집값 상승은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전·월세 대한에 고통 받는 국민들을 위해서 정부여당 인사들도 발언에 신중을 기해야한다. SW

murphy80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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