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호반건설 대우건설 포기 易地思之가 떠올리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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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호반건설 대우건설 포기 易地思之가 떠올리는것!
  • 이원집 기자
  • 승인 2018.02.0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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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에서 해외손실 약 3000억이 터졌다는 보도 이후 인수를 스스로 포기했다.  사진 / 시사주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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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이원집 기자대우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논란이 됐던 호반건설이 정작 대우의 해외손실을 이유로 인수를 포기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대우와 호반 모두에게 차라리 잘 된 일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자칫 더 큰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업계 3위와 13위 모두가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매각실패로 대우는 더 좋은 인수상대를 찾을 기회를 얻었고, '특혜기업' 오명을 쓴 호반은 더 이상의 이미지 실추를 막을 수 있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에서 해외손실 약 3000억이 터졌다는 보도 이후 인수를 스스로 포기했다.

그 전날인 7일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3000억원 잠재 손실이 반영된 것을 파악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대해 호반건설은 "지난 3개월 인수과정 내내 어려움이 많았지만 진정성을 갖고 임했다"며 "내부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해외사업 우발 손실 등 최근 발생한 일련의 문제를 접하며 대우건설의 현재와 미래 위험요소를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 끝에 인수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까지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동안 산은이 처음 공고와 달리 호반의 분할매각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특혜논란이 일었다. 주택사업만 집중해 온 호반건설이 과연 해외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대우건설을 인수할 능력이 있겠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산은이 책임회피성으로 서둘러 팔아치우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제기됐다.
 
산은 및 정계 유착설까지 제기되던 중 대우건설의 수천억원 해외손실이 터지자, 호반 스스로 대우건설을 향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호반의 대우포기' 결정이 대우와 호반 모두에게 최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우건설처럼 해외사업 규모가 비교적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형 건설사의 경우, 주택사업 시에는 예상못한 리스크가 발생할 여지가 많다.

이같은 위기 대처 능력은 해당 국가에서 사업을 수차례 수행하며 생긴 노하우 등이 쌓여 만들어진다. 그동안 주택사업만 추진해 온 호반이 이같은 리스크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

앞으로 이번 모로코 보다 더 큰 손실이나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대우건설은 물론 부채비율이 낮고 사업성 높은 주택사업 위주로 빠르게 성장해 온 호반건설 역시 함께 무너질 수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호반의 이번 인수 포기는 스스로 이같은 손실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며 "만약 인수가 종료된 뒤 이런 부실이 발생했다면 인수자와 대우건설 모두 좌초되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우에서 손실이 터진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인수 전 리스크 관리능력을 (호반이) 스스로 검증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서로에게 차라리 잘 된 일"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매각을 앞두고 대우건설 노조와 호반-산은 사이의 관계가 틀어진 만큼, 인수 이후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을 위험이 있다. 이같은 갈등이 계속되면 인수가 '윈-윈'의 결과가 아닌 서로 침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일전에 금호그룹에 인수됐다가 팔리면서 '승자의 저주'를 경험한 바 있다. 주인이 없어 상대적으로 유연한 사내 문화를 갖고 있던 대우건설이 오너가 있고 분위기가 수직적인 금호그룹에 인수된 뒤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한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만의 지키고 싶은 좋은 사내문화가 금호그룹에 인수된 뒤 사라져 대우 직원들이 불만이 많았다"며 "호반건설에 인수된 뒤 이같은 문제가 발생할까 우려했었다"고 전했다. 

이번 매각 실패는 대우가 더 나은 인수의향자를 찾을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서 대우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주택은 물론 해외사업 및 국내 토목 등 다양한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만큼 인수하려는 건설사가 자금조달 건전성을 갖췄는지, 해외사업 경험이 있는지, 그에 따른 위기관리능력이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반 입장에서도 더 이상의 이미지 실추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호반건설은 사업성 높은 주택사업 위주로 선별수주하며 짧은기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 결과 높은 현금보유율과 낮은 부채를 갖춘, 업계 13위권 건설사로 성장했다. 대우와 비교하면 낮은 순위지만, 업계에 잘 알려진 삼성엔지니어링(14위), 두산건설(21위), 쌍용건설(22위)보다 순위가 높아 결코 작은 회사가 아니다.

하지만 이번 매각을 앞두고 대우(고래)와 비교해 '새우'라는 놀림을 받는가하면, '특혜기업'이나 '정경유착'기업으로 불렸다. 순위가 비슷한 부영그룹과 비교하면 그동안 이런저런 잡음이 없던 기업이었던 호반 입장에서는 대우 인수를 앞두고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인수 이후 겪을 수 있는 이미지 실추나 그에 따른 도급순위 하락 등의 위험을 호반 입장에서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봤다. SW

lj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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