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發] 루손섬 봉쇄, 5월15일까지 연장…"조치 따르기 싫다면 언제든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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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發] 루손섬 봉쇄, 5월15일까지 연장…"조치 따르기 싫다면 언제든 떠나라"
  • 이보배 기자
  • 승인 2020.04.2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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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7일 봉쇄 격리조치, 4월12일 만료 예정 
30일까지 한 차례 연장 이어 2차 연장 결정 
교민들, 큰 동요 없어…"예상하고 있었던 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23일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낭 궁(대통령 관저)에서 코로나19 관련, 전담반(TF)과 회의하고 있다. 사진=AP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23일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낭 궁(대통령 관저)에서 코로나19 관련, 전담반(TF)과 회의하고 있다. 사진=AP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24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강화된 지역사회 격리조치(ECQ: Enhanced Community Quarantine)를 5월15일까지 연장하는 내용의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관계부처 TF팀의 건의사항을 받아들여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달 15일까지 연장되는 봉쇄 조치는 메트로 마닐라를 포함한 루손섬 전체는 물론, 다바오시, 팜팡가, 잠발레스, 딸락 등 다른 지역까지 확장돼 시행된다. 

이번 봉쇄 연장 조치에 한국 교민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봉쇄 기간 연장은 이전부터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필리핀 정부 역시 봉쇄 기간 연장은 이전부터 논의됐지만 경제 및 민심을 고려해 발표를 늦췄다고 설명했다. 

한인회를 중심으로 한 교민들의 카카오톡 단톡방에는 "15일까지 연장한다고 딱히 달라질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한 달 반 동안 한거라고는 국민탓 뿐이다" "방콕이 15일 늘었다" 등의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메트로 마닐라 내 거주하는 강모씨(45·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열흘 전쯤 두테르테 대통령이 담화를 통해 백신 개발 전까지 락다운(봉쇄)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비쳤었다"면서 "교민들은 그때 이미 봉쇄령이 5월까지 연장될 가능성을 내다봤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3일 두테르테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루손 지역사회 격리는 코로나19에 대한 백신, 항체, 의약품이 개발돼 필리핀 국민들이 사용할 수 있을 때 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이게 언제 끝날지 우리도 단서가 없고, 환자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라면서 "국민들은 더 긴 봉쇄에 대해 마음먹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상황은 1차 파동에 불과하다. 2차 파동이 진행되어 환자들이 다수 사망하고 나머지 국민들까지 감염된다면 그게 2차 파동이다. 코로나에 대한 치료법이 의학적으로 입증되고 필리핀 국민들이 이용 가능할 때 지역사회 격리 풀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필리핀 메트로 마닐라 내 체크포인트(검문소)에서 군인들이 현지인 패스(출입증)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필리핀 현지 교민 제공
필리핀 메트로 마닐라 내 체크포인트(검문소)에서 군인들이 현지인 패스(출입증)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필리핀 현지 교민 제공

특히 두테르테 대통령은 "제약회사가 치료제 실험을 하고 있다. 5월경이면 시장 판매가 가능하다고 한다"면서 "이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치료제가 안 나온 상태에서 락다운 해제는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5월 경'이라는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해 봉쇄령 연장을 점칠 수 있었다는 게 강 씨의 설명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후에도 관련 담화를 잇따라 발표했다. 지난 16일에는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떠드는 것 외에 한 게 뭐가 있느냐"면서 "떠드는 사람들을 색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즉시 락다운을 해제할 것"이라면서 "하나님의 축복으로 치료제나 백신이 곧 개발될 것이라 믿는다"고 언급했다. 

다만, 아무리 두테르테 대통령이지만 봉쇄령 연장 조치에 대해서는 고민을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2일 말라카낭궁(우리나라의 청와대)은 "두테르테 대통령은 루손섬 봉쇄를 해제할지, 연장할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여러 옵션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라카낭궁은 "여러 보건 전문가들이 코로나19 확진 숫자가 많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는 제한을 완화하는 쪽으로 건의하고 있다"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의료 전문가, 전 보건장관들과 만나 의견을 나눈 뒤 23일 봉쇄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3일 발표 예정이었던 봉쇄 연장 여부에 대해 하루 더 고민한 뒤 24일 오전 비로소 발표한 셈이다. 

필리핀 정부가 메트로 마닐라 내 거주 교민에게 제공한 쌀과 계란, 마스크. 사진=필리핀 현지 교민 제공 
메트로 마닐라 내 한 지역에서 한 가정당 제공된 쌀과 계란, 마스크. 사진=필리핀 현지 교민 제공 

한편, 말라카낭궁은 루손섬 전면 봉쇄 조치에 대해 "정책을 따르고 싶지 않은 외국인들은 필리핀을 떠나라. 언제라도 떠날 자유가 있다"고 경고했다. 

해리 로케 대통령 대변인은 지난 23일 "코로나19 팬더믹에 대한 예방적인 조치는 외국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된다"면서 "이 조치에 따르고 싶지 않다면 특히 외국인들은 필리핀을 떠날 자유가 있다"고 거듭 밝혔다. 

이는 최근 외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BGC(보니파시오 글로벌 시티)의 콘도미니엄에 경찰이 들어온 것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자 이 같은 언급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필리핀 한인총연합회는 24일 공지를 통해 "이번 락다운 재연장 조치는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이뤄진 봉쇄조치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내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있다는 가시적인 결과를 얻지 못한 필리핀 정부의 고육지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필리핀 정부는 확실한 결과를 얻고자 현재 실시하고 있는 봉쇄조치 시행에 대해 보다 엄격하게 집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교민 여러분께서는 이 같은 점을 직시하고 필리핀 정부의 봉쇄조치를 철저히 준수해 불이익을 당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23일 오후 4시 기준 필리핀 코로나19 확진자는 6981명, 누적 사망자는 462명이다. SW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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