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지주사 ‘CVC 소유 허용’ 여부에 갑론을박
상태바
대기업 지주사 ‘CVC 소유 허용’ 여부에 갑론을박
  • 김지혜 기자
  • 승인 2020.07.31 15:03
  • 댓글 0
  • 트위터 426,87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산분리’ 원칙이 뭐길래…정부, ‘안전장치’ 둬야
SK·롯데 등 지주사도 CVC 보유 가능해져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가 열린 가운데 ‘일반지주회사의 CVC 제한적 보유’ 방안이 발표되면서 실효성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다. / 사진=기획재정부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가 열린 가운데 ‘일반지주회사의 CVC 제한적 보유’ 방안이 발표되면서 실효성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다. / 사진=기획재정부

[시사주간 =김지혜 기자] 정부가 기업형벤처캐피탈(CVC) 도입과 관련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면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일반지주회사도 금융회사인 CVC 소유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불거진 금산분리 원칙 훼손 논란과 관련해 재벌 그룹의 경제력 집중 우려를 줄이기 위해 나선 것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다만 CVC의 제한적 허용 범위에 따라 기대된 정책 효과는 미지수란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나온다.

‘부작용 차단’ 통제장치 마련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중앙대책본부 회의가 열린 가운데 ‘일반지주회사의 CVC 제한적 보유’ 방안이 발표되면서 실효성 여부가 쟁점이 되고 있다.

이번 정부 방침에 따라 이르면 내년부터 SK와 LG, 롯데 등 대기업의 지주회사들이 CVC를 보유해 벤처에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CVC는 회사법인이 대주주인 벤처캐피탈을 말한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창투사), 신기술사업금융업자(신기사) 등 두 가지 유형이 CVC로 분류되고 있다

현재 기업집단 내 일반지주회사가 있는 28개 집단을 살펴보면 롯데‧CJ‧코오롱‧IMM인베스트먼트 등 4개 집단은 지주체제 밖 계열사다. 다만 SK와 LG 등은 해외법인 형태로 CVC를 소유하고 있다.

그간 벤처업계 및 대기업 등은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일반 지주회사의 CVC 보유 허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정부는 금산분리 원칙 등을 고려하며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에 대한 대안으로 벤처지주회사 활성화를 추진했지만 거의 이용한 사례는 없었다. 

그러나 올 들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으로 벤처투자 업황이 둔화되며 시중의 유동성을 생산적인 부문으로 유인할 시기가 도래했다는 정부 판단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당시 CVC 제한적 허용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이번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연내 공정거래법을 개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일반지주회사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금융회사인 CVC를 보유하는 것이 금지된 상태. 하지만 정부는 일정한 조건 아래 일부 허용하겠다는 입장이다. 

◆ 지분 100% 보유…“투자외 금융업무는 안 돼”

정부는 일부 조건부 허용을 제안했다. 금산분리 완화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다.  

정부 방침에 따르면 CVC 차입 규모를 벤처지주회사 수준인 자기자본의 200%로 제한했다. 기존 창업투자회사 1000%에서 신기술사업금융회사가 차지하는 900%보다 작은 수준이다. 일반지주회사가 CVC 지분을 100% 갖도록 한 것이다. 

또 CVC가 펀드를 조성할 경우 조성액의 40% 범위에서 외부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했다. 해당 대기업의 총수 일가와 금융 계열사는 CVC 펀드에 출자하지 못하게 했다. 해외투자 규모도 CVC 총자산의 20%로 제한했다.

정부가 일반지주회사의 CVC보유를 허용하기로 한 배경으로 신규사업 발굴에 제한이 컸다고 불만을 호소한 산업계 요구를 전격 수용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급부상하고 있는 인공지능(AI), 4차산업혁명 등에 대비하기 위해선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 등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일반지주회사가 금산분리원칙에 따라 금융회사인 CVC를 보유할 수 없어 신기술업체에 투자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선 이미 CVC가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들은 일반기업의 CVC 소유를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구글 등 글로벌 대기업은 CVC를 통한 벤처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향후 정부는 대기업의 CVC 보유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연내 공정거래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내년부터 28개 국내 대기업그룹은 CVC를 자회사로 두고 벤처와 스타트업에 투자가 가능해진다. 

대기업 지주사들은 현금자산이 많기 때문에 직접 벤처캐피털을 통해 스타트업, 혁신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면 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일각에선 이번 CVC를 둘러싼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핵심은 정부의 제약 조건이 과도하다는 것이다.

이번 규제 완화가 전폭적이 아니라 투자를 제한하는 조항이 강해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번 규제 완화로 대기업 지주회사의 문어발식 확장이 우려된다는 점도 있다.

정부는 각종 ‘안전장치’를 둬 CVC를 이용한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책의 취지는 어려운 벤처기업의 생존과 미래지향적 벤처 창업에 도움을 준다는 취지다. 다만 CVC가 제한적으로 허용돼 기대한 효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벤처기업의 생존과 미래지향적 벤처창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무색해질 수도 있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우려했다. SW

sky@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