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군인 강제 전역, 인권침해' 권고는 나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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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 군인 강제 전역, 인권침해' 권고는 나왔지만...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1.02.0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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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수 하사 강제 전역, 인권위 "법적 근거 없이 자유권 등 침해"
美 '성전환자 군 복무' 행정명령 서명, 바이든 "부정 영향 증거 없다"
육군 '불수용' 행정소송 지지부진 "문제 회피 급급"
지난해 1월 강제 전역된 변희수 하사. 사진=뉴시스
지난해 1월 강제 전역된 변희수 하사. 사진=뉴시스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지난해 연말 국가인권위원회가 성전환을 이유로 변희수 하사를 강제 전역시킨 육군에 대해 '인권침해'를 인정하며 "피해자의 권리를 원상회복하라"고 권고했다. 여기에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허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앞서 UN에서도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하는 등 '성전환 군 복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지만 군은 '인권위 권고 불수용'을 밝히며 이를 거부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다시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난 2016년 오바마 행정부는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허용하고 성 정체성에 기초한 퇴역과 분리를 금지시켰다. 이로 인해 복무 중인 성전환자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복무를 할 수 있게 됐고 2017년 7월부터 성전환자의 입대가 가능해지도록 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7월 이 정책을 철회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2019년 4월 군인과 신병이 다른 성으로 전환하는 것을 금지하고 원래 성대로 복무하도록 한 조치를 승인했다. 이 조치로 인해 조치 전 '성(性) 위화감(자신이 다른 성으로 잘못 태어났다고 느끼는 상태)' 진단을 받은 사람은 호르몬 치료와 성전환을 할 수 있지만 조치 시점 이후에는 진단을 받아도 치료, 성전환이 금지되고 이 진단을 받은 이의 입대를 허용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군 최고사령관으로서 성적 정체성이 군 복무를 가로막아서는 안된다고 확신하며 특히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허용하는 것이 군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아무런 증거도 없다. 미국은 포용력이 있을 때 전세계에서 강했으며 군도 예외가 아니다. 자격을 갖춘 모든 미국인이 군복을 입고 나라에 봉사하도록 하는 것이 국대와 나라를 위해 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자 지난해 1월 성전환을 이유로 강제 전역을 당했던 변희수 하사가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변 하사는 군복무 중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했고 육군은 이를 이유로 전역을 결정했다. 변 하사는 여군으로 계속 군 복무를 이어가기를 희망했지만 육군은 "군인사법 등 관계 법령상의 기준에 따라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다"며 전역 결정을 내렸다. 당시 육군은 변 하사를 전역대상에 해당되는 '심신장애 3급'으로 최종 판정했고 "현행 군인사법에 규정된 의무심사 기준과 전역심사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것으로 전역처분의 위법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변 하사는 강제전역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7월 UN 인권위원회 소속 인권이사들은 "변 하사의 전역은 국제인권법을 위반한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에 답변을 요청했다. 하지만 그해 10월 우리 정부는 "국내법상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허용하지 않으며 성전환자 군 복무 허용은 한국의 특수한 안보 상황과 전투준비 태세에 대한 영향 등 여러 고려가 필요한 정책적 문제"라고 답하며 복무 재개 불허 생각에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성별정체성의 불일치를 정신장애로 보지 않는 세계 정신보건 전문기관들의 공통된 의견을 감안하면, 성별정체성의 일치를 위한 성전환 수술을 정신적 기능장애로 보기 어려우며 성전환 수술을 한 피해자의 건강 상태가 '현역으로 복무하기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라고 볼 근거도 찾아볼 수 없다. 군은 그와 전혀 무관한 군의 특수성, 국민적 공감대 등을 말할 뿐 피해자가 성전환 수술로 인해 현역으로 복무하지 못할 정도의 전투력이 상실됐음을 전혀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권위는 "명확한 법률적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성전환 수술을 심신장애의 요건으로 해석해 피해자를 전역 처분했고 남군과 여군의 특성을 감안해도 복무부적합의 합당안 이유가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피해자의 전역은 근거가 없음에도 기존 인사관련법령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법률 유보의 원칙을 위반한 것이고, 이는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 및 제15조의 직업 수행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 인용은 성전환자 강제 전역이 인권침해임을 국가가 인정한 것"이라면서 "국방부는 지금이라도 권고를 수용하여 부끄러운 과오를 씻기 바라며, 6개월간 첫 공판 기일도 지정하고 있지 않은 사법부 역시 인권위 결정을 적극 참작해 변 하사가 하루 빨리 군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재판을 개시해 강제 전역에 대한 취소 판결을 하기 바란다"며환영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육군은 "인권위 권고의 취지는 존중하지만 변 하사의 전역처분은 관련법규에 의거,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행정처분이며 행정소송이 진행중인 만큼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며 '불수용'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행정소송이 제기된 지 6개월여가 지났지만 법원은 아직 첫 공판 기일을 정하지 않으며 시간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군인권연대 관계자는 "미국 같은 경우도 긴 싸움과 재판들을 거쳐 이번 행정명령까지 왔다. 최근에 성소수자 문제가 가시화됐고 싸워가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면서 "우리 군이 이번 일을 통해 성전환자의 존재를 인식하고 이들을 어떻게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제도적인 고민을 해야하는데 이상한 이유를 갖다붙여 무조건 쫓아내기만 하며 이를 피하고 있다. 마치 타조처럼 위기가 오면 머리를 모래에 파묻는 식이다. 지금도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기며 복무하는 이들이 존재하는데 군은 그동안 '그런 이들이 없다'고 생각하고 규정조차 만들지 않았다. 무조건 피하고 부정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자발적으로 할 지 억지로 끌려가면서 할 지를 군이 선택해야한다"고 밝혔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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