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바이든 행정부 브리핑 수어통역한 '트럼프 지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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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칼럼] 바이든 행정부 브리핑 수어통역한 '트럼프 지지자'
  • 김철환 활동가
  • 승인 2021.02.0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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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백악관 브리핑에 수어통역을 제공한다는 젠 샤키 백악관 대변인의 브리핑을 수어통역한 헤더 무쇼(오른쪽 아래). 사진=‘The White House’ 유튜브 영상캡처
지난달 25일, 백악관 브리핑에 수어통역을 제공한다는 젠 샤키 백악관 대변인의 브리핑을 수어통역한 헤더 무쇼(오른쪽 아래). 사진=‘The White House’ 유튜브 영상캡처

[시사주간=김철환 활동가] 미국의 조 바이든(Joe Biden) 행정부가 들어서며 여러 정책들이 바뀌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백악관 브리핑의 수어통역이었다. 지난 달 25일 젠 샤키(Jen Psaki)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의 농인들도 브리핑을 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수어통역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날 수어통역을 한 헤더 무쇼(Heather Mewshaw)라는 이가 논란의 대상이 됐다. 무쇼는 트럼프(Donald Trump)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대통령선거가 부정이라고 주장하는 극우파 집회는 물론 코로나19 음모론 영상 등에서 수어통역을 해왔고, 더 나아가 극우파가 운영하는 ‘자유의 손’(the Hands of Liberty)의 페이스북을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백악관에서의 정례적인 수어통역은 없었다. 코로나19 브리핑을 수어통역을 제공하라고 미국 농인들이 요구했지만 받아드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해 8월 미국의 농인들이 백악관을 상대로 워싱턴DC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고소장을 접수한 법원은 "백악관이 농인들에게 수어통역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연방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하였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항소를 했고, 임기 마지막까지 수어통역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바이든이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수어통역을 시작한 것이다.

무쇼가 백악관 수어통역을 한 후 백악관 온라인 청원사이트에 무쇼의 수어통역을 금지하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미국의 농인들도 청원에 지지했다. 백악관은 청원에 대하여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후 브리핑의 통역을 다른 수어통역사들이 하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수어통역사가 통역하고 있다. 사진=‘The White House’ 유튜브 영상캡처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수어통역사가 통역하고 있다. 사진=‘The White House’ 유튜브 영상캡처

무쇼의 수어통역에 대하여 여러 관점의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극우주의자이고 바이든 정부와 다른 성향을 가졌다고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다. 과거의 행적을 가지고 수어통역까지 잘못 되었다고 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정치적 신념은 누구에게나 존중되어야 하며, 신념이 아니라 통역을 놓고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통역은 A언어를 B언어로 바꾸어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정확하게 번역했느냐 이다. 그래서 국제회의통역사협회(AIIC) 등에서 통역사의 윤리로 성실성이나 전문가 자질과 함께 중립성 등을 강조하고 있다.

수어통역사들이 준수해야할 윤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의 경우 수어통역사 윤리로 ‘보안유지’, ‘중립성유지’, ‘사려분별’, ‘불편부당’, ‘정확성’, ‘능숙성’ 등을 거론하는데, 비중 있게 다루는 것이 개인이 사적 생각이나 사상을 개입시키지 않는 중립성이다. 당연히 수어통역에서 정치적 중립성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백악관에서 수어통역을 했던 무쇼의 논란은 정치적인 시각에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비판을 받을 소지는 다분히 있다. 백악관에서 수어통역사를 배치할 때 신중한 검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어통역사로서 무쇼도 문제가 있다. 극우 활동을 하고 있으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백악관 수어통역에 응한 것은 수어통역사로서 윤리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란은 우리에게 생소할 수 있다. 진보단체의 집회에서 수어통역사가 단상에 서는 일은 종종 있지만 보수단체의 집회에서의 수어통역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어통역사의 정치적 색깔 때문에 공방이 일어난 일은 거의 없었다. 뒤집어 보면, 미국의 사례는 다양한 영역에서의 수어통역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그리고 수어통역사의 중립성을 어디까지 준수해야 하는지 우리에게 주는 화두일 수 있다. SW

k646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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