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서 “사건 조용히 덮으려는 분위기”
미국 대통령에 “사건 진상규명해 달라”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지난해 9월 북한군에 의해 피격 사망한 공무원의 아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사건의 진상 규명을 호소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으나 아직 답장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격 공무원의 형인 이래진 씨는 동생의 아들 이모 군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건의 진상 규명을 호소하는 내용의 편지를 지난 4일 주한미국대사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래진 씨는 “편지는 지난해 12월 8일 작성됐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을 기다리며 편지 전달을 미뤄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국대사관 측이 편지를 백악관에 발송했지만 아직 답장을 받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 인권과 관련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북한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이 움직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편지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이모 군은 편지에서 “아버지를 사살하고 시신을 훼손한 북한군의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인권 유린”이라고 지적했다.
또 “어느 누구도 진상을 규명하려는 노력도 없고, 오히려 이 사건을 조용히 덮으려는 분위기”라며 “나 스스로 대한민국 국군이 왜 우리 아버지를 구하지 못했고 북한군이 왜 죽였는지 진실을 밝히고 싶지만 아직 학생이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앞서 이래진 씨는 지난 4일 이인영 통일부장관과 면담에서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담은 편지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에는 강경화 외교부장관, 서욱 국방부장관과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군 당국은 북한 선박이 서해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후 구명조끼를 입고 부유물에 올라탄 채 표류하던 공무원을 지난해 9월 22일 오후 최초로 발견했고, 같은 날 밤 9시 반쯤 단속정을 타고 온 북한군이 총격을 가해 사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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