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보궐선거 개표방송, 수어통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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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칼럼] 보궐선거 개표방송, 수어통역 필요하다
  • 김철환 활동가
  • 승인 2021.03.1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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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등 장애인단체가 개표방송에 수어통역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진행했다. 사진=김철환
지난 8일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등 장애인단체가 개표방송에 수어통역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진행했다. 사진=김철환

[시사주간=김철환 활동가] 지난주 장애인 단체들이 지상파 방송 3사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진정했다. 지난해 4월에 치러졌던 21대 총선의 개표방송에 수어통역을 제공하지 않아 청각장애인 유권자들이 차별을 받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선거 후 진행되는 개표방송은 많은 사람들이 시청한다. 당락 여부를 알 수 있고, 선거 결과에 따른 영향 등 정치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어서이다. 그래서 방송사마다 개표방송에 많은 신경을 쓴다. 많은 예산을 사용하고, 유권자의 눈높이에 다가가려 편성을 한다.

KBS는 지난해 총선 때 개표방송에 71억 원 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MBC는 '시청자 First(퍼스트)'라는 슬로건을 내세웠고 SBS도 '오늘, 우리 손끝으로'라는 슬로건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 했다. 

이러한 노력과 달리 개표방송에 시각, 청각장애인을 위한 시청 지원이 충분하지 못하다. 특히 수어(手語)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들이 시청에 불편이 없도록 충분한 지원은 하지 않는다.

개표방송에서 득표 상황은 도표나 이미지로 방송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청각장애인들이 내용을 파악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정세 분석이나 전문가 좌담 등은 수어통역이 없으면 이해를 할 수 없다. 방송사들이 개표방송에서 이러한 부분은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편집상의 문제로 방송 화면에 개표방송에 수어통역을 넣기 어렵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대담 등을 진행할 때 수어통역 화면을 넣는다고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개표방송은 선거방송의 연장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공직선거법’에서 ‘개표’는 결과를 예측하거나 공표하는 것이라 하고 있어서이다. 더 나아가 선거권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라고 볼 때 개표방송에서 수어통역 제공은 당연한 것이다. 

더 나아가 개표방송에 수어통역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 ‘방송법’, ‘장애인복지법’에 의한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을 위배한 것이기도 하다. 수어가 한국어와 동등하다고 명시한 ‘한국수화언어법’의 흐름에도 대치된다. 더 나아가 ‘국가인권위원회법’ 의해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한 달 후면 서울시와 부산시를 비롯하여 일부 시군구의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차별진정을 하는 단체들은 재보궐선거 개표방송에서 수어통역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22년 대통령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비롯하여 각종 선거의 개표방송에서 수어통역 제공이 정착되기를 바라고 있다.

장애인단체가 진정을 했으므로 공은 인권위원회로 넘어갔다. 장애인단체의 요구가 타당한 것인지. 지상파방송사들의 반론이 타당한지 인권위원회는 판단해야 한다. 

판단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권의 관점이다. 청각장애인들의 알권리나 참정권의 보호 측면에서 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4월 7일 재보궐선거의 개표방송에서는 수어통역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SW

k646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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