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Omicron)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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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Omicron) 비상
  • 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 승인 2021.12.0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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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광주 북구
사진=광주 북구

[시사주간=박명윤 논설위원/서울대 보건학 박사] 남아프리카에서 확인된 오미크론(Omicron)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프리카, 유럽, 미국 등지로 확산하고 있다.

우리나라 방역 당국은 지난 11월 24일 나이지리아에서 국내 입국한 40대 목사 부부와 23일 나이지리아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50대 여성 2명 등 총 5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12월 1일 밝혔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대부분은 델타(Delta) 변이 감염이지만 이보다 감염력이 센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국내에서 이미 확인됐다. 이에 우리나라는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복합 쇼크’가 닥친 상황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립전염병연구소 연구결과에 따르면, 오미크론이 기존 변이인 델타보다 재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3배에 달한다. 재감염(再感染)이란 이미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이 다시 걸리는 것을 뜻한다. 

오미크론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오미크론 변이가 몇 달 내 유럽 30개 국가에서 코로나 감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고 12월 2일 발표했다.

ECDC에 따르면 12월 2일 기준 유럽에서 오미크론 환자가 발견된 나라는 18국이다. 미국에선 첫 감염자가 나온 캘리포니아에 이어 뉴욕과 미네소타, 콜로라도, 하와이 등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오미크론에 공포를 느끼는 것은 바이러스 껍질에 있는 ‘스파이크(spike)’에 30개나 되는 변이가 생겼기 때문이다. 스파이크는 인체 세포에 달라붙어 파고드는 역할을 한다.

백신 접종이나 과거 감염으로 우리 몸속에 생긴 항체(抗體)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탐지해 무력화한다. 그런데 오미크론은 항체가 못 알아보도록 위장을 하고 나타났기에 부스트 샷을 맞은 사람에서도 감염 사례가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인구 5900만명)의 오미크론 감염자 대부분은 피로감, 마른기침 정도이며, 중증은 별로 없다고 한다. 이에 독일 전염병학자 카를 로터바흐 교수는 “오미크론 증상이 심하지 않다는 것이 사실로 입증된다면, 오미크론 공포에 빠진 세계에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은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11월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첫 변이 발생 보고를 한지 불과 6일 만에 전 세계에 펴졌다. 나이지리아는 “10월에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인 환자의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남아공이 WHO에 처음 보고한 시점을 앞선 것이다. 각국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전 세계에 광범위하게 퍼졌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주요국들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을 억제하고자 입국 제한 조치 등을 내리고 있다. 지난 11월 30일 오미크론 감염 첫 사례가 확인된 일본에서 12월 1일 하루 만에 두 번째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틀 연속 공함 검역에서 오미크론 확진 판정이 잇따르자 일본 정부는 12월 한 달간 해외에 거주하는 일본인까지 입국 금지를 발표했다가 취소했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계기로 기지개를 켜려던 여행, 항공, 유통업계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다시 움츠러들고 있다. 다시 하늘길이 닫히면서 일부 여행사와 항공권 판매 업체는 이미 판매한 항공권을 환불하거나 판매를 취소하고 있다.

세계 관광업 손실은 올해만 2400조원에 달한다. 국내 증시에서도 11월 29일 코스피(KOSPI)가 0.9% 하락한 2909.32로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보름에 한 번 정도 변이가 일어난다고 한다. 바이러스는 다른 생명체의 세포를 공략해야하기 때문에 변이가 다양해질수록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 이에 모든 바이러스는 돌연변이(突然變異, mutation)를 일으킨다.

돌연변이란 유전자를 이루는 염기서열의 변화로 유전정보가 변하면서 유전형질이 달라지는 변이현상을 말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RNA(리보핵산)형으로 DNA(디옥시리보핵산)형과 견주어 변이가 더 많이 발생한다. 

바이러스는 독성(毒性)이 약해지면 전파력은 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 4종이 그런 진화 과정을 거쳐 풍토병(風土病)이 되었다. 우리는 대부분 어렸을 때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어느 정도 면역력을 갖게 되어 감기가 주기적으로 유행하지만 치명적 피해를 입히지는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날 때마다 고대 그리스 알파벳(Greek alphabet) 순서대로 이름을 붙였다. ‘오미크론’은 그리스 알파벳 순서에서 열다섯째이다.

작년 9월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변이를 ‘알파(α)’로 부른 것을 시작으로 베타β(남아공), 감마γ(브라질), 델타δ(인도), 엡실론ε(미국), 제타ζ(브라질), 에타η(여러 국가), 세타θ(필리핀), 요타ι(미국), 카파κ(인도), 람다λ(페루)로 명명했다. 

그리고 가장 최근 지난 1월 콜롬비아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를 열두째 알파벳 ‘뮤(μ)’로 불렸다. 원래 그리스 알파벳 순서대로라면 이번에 새로 발견된 바이러스는 열셋째 알파벳 ‘뉴(ν)’로 불러야 하나, ‘뉴’가 발음상 새로운(new) 변종으로 혼동될 수 있다는 이유로 건너뛰었다.

그리고 열넷째 알파벳 ‘크시(ξ)’는 표기가 중국의 성(姓) ‘Xi(習近平 중국주석)’와 같아 사용하지 않고 열다섯째 알파벳 오미크론(ο)으로 건너뛰었다. 

그리스 알파벳은 현재 시리아(Syria) 지역인 고대 페니키아 문자(Phoenician alphabet)에서 유래했다. 페니키아 문자가 그리스와 로마로 전래되면서 조금씩 바뀌었고, 이후 유럽 전체로 퍼져 많은 국가가 사용하는 알파벳이 됐다.

그리스 알파벳은 수천 년이 지난 기금까지도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수학 기호(파이π, 시그마Σ 등)로 쓰이고, ‘처음부터 끝까지’를 뜻하는 ‘알파α에서 오메가ω까지’라는 관용어에도 쓰인다. 

우리나라는 지난 11월 한 달간 단계적 일상회복(With Corona)이 12월의 악몽을 불러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2월 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5128명으로 역대 최다였던 전날 5352명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일요일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규모다. 일주일 전인 11월 28일 0시 기준 3925명에 비해 1000명 이상 늘었다. 

문제는 가파르게 증가하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다. 12월 5일 기준 위중증 환자는 744명으로 닷새째 700명대에 머무르고 있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의 추이를 보면, 11월 20일 508명, 25일 612명, 30일 661명을 기록했다.

12월 들어 1일 723명, 2일 733명, 3일 736명, 4일 752명, 5일 744명으로 나타났다. 사망자는 43명(전날 70명)으로 두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정부는 ‘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 한 달 만에 사실상 후퇴(後退) 결정을 내렸다. 즉, 폭증하는 코로나 확진자를 막기 위해 목욕탕이나 노래방 등 일부 감염 위험 시설에 들어갈 때 필요한 ‘방역 패스’를 12월 6일부터 식당, 카페, 학원, PC방 등 다른 실내 다중 이용 시설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6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4주 동안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적 모임 최다 허용 인원도 각각 6명과 8명으로 현행(10명, 12명)보다 4명씩 줄이는 것으로 확정됐다. 

‘방역패스’란 백신 접종 완료자와 미접종자 중 PCR 음성 확인자, 의학적 사유로 백신 접종이 어려운 사람, 특정 연령 이하 청소년 등에 대해서만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허용하는 제도이다.

12월 6일부터 시행하는 방역패스는 현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1주일 계도 기간을 가진 후 과태료 부과 등 벌칙 적용은 13일부터 한다. 백신 접종 증명서 유효기간이 6개월로 설정되므로 기본 접종 완료 후 6개월이 지나면 사용할 수 없다. 부스터샷을 맞으면 당일부터 방역패스가 적용된다.

지난 12월 3일 국내 코로나 신규 사망자는 70명으로 하루 기준 역대 가장 많았다. 확진자는 증가해도 사망자는 30-40명대에 머물렀는데 2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돌발적인 피크(정점)가 아니라 장기적 추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와 앞으로 사망자 급증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통상 코로나 고위험군 등이 확진 판정 이후 중증으로 악화하고 사망에 이르는 데 2-4주가 걸린다. 

수도권 의료 체계에 과부하(過負荷)가 걸리면서 입원 병상이 부족하여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숨지는 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11월 21-27일까지 1주일 동안 코로나 확진자 10명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도 전에 숨졌다. 이 가운데 3명은 병상 배정 전에, 7명은 병상 배정 도중에 사망했다.

위드 코로나 이후 병상 부족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병상 배정 또는 입원 이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급증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주요 병원에서 중환자를 위한 병상은 포화 상태다. 의료계는 중환자 병상이 80% 안팎이면 새로운 환자를 받기 어렵다고 한다. 서울은 가동률이 91%를 넘어 위험 수준에 접어들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는 응급실에 설치된 음압(陰壓)실 7개가 거의 매일 쏟아지는 코로나 환자로 채워지는 바람에 중증 외상(外傷), 뇌출혈(腦出血), 패혈증(敗血症) 등 다른 환자들이 기회를 못 얻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 환자가 수십-수백시간을 음압실 등에서 연명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12월 5일 기준 하루 이상 병상 배정을 기다린 코로나 환자는 954명에 달했으며, 4일 이상 병상 대기자도 299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70세 이상 고령이 541명(57%)이며,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자는 413명이다.

최근 코로나 감염과 사망이 기존 80세 이상 고연령층 중심에서 60-70세대로 연령대를 낮춰서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주 사망자 중 60-79세 비율이 40%를 넘어섰고, 위중증 환자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도 60%를 넘었다. 이는 60-70대가 집중적으로 접종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효과 저하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정부는 12월 한 달간 60세 이상 720여만명에 대한 3차접종(부스터샷)을 진행키로 했다. 현재 60세 이상 상당수는 2차 백신 접종 후 4-5개월이 지나 코로나 바이러스에 취약해진 상태다. 

독일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예방접종률이 60세 이상은 90%, 18-59세는 80-85%에 도달해야 사망자도 환자도 줄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목표가 실현 가능한지 의문이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백신접종 후 6개월부터 효과가 감소되어 20%만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바이러스 변이로 백신 효능이 10% 이상 감소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11월 28일-12월 4일) 60세 이상 코로나 확진자 수는 1만1345명을 기록했다. 60세 이상 고령층은 건조하고 추운 겨울에 호흡기 질환에 취약하므로 외부 활동을 줄이고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 개인 방역을 더욱 철저히 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SW

pmy@sisa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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