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경제팀]  정부가 적극적인 '배당 활성화' 유도 정책을 강조하고 있지만 상장사들의 중간배당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배당은 사업연도 중간에 결산배당과 별도로 1회의 배당을 추가로 집행하는 것이다.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대개 중간배당의 배당기준일은 6월30일이다. 분기배당은 사업연도 중 실적에 따라 각 분기별로 최대 3회 결산배당과 별도로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중간배당 및 분기배당을 실시한 17개사 가운데 지난해에 비해 배당 규모가 줄어든 곳은 4개사다.

특히 S-oil의 중간배당 규모는 보통주 1주당 450원에서 150원으로 크게 줄었다. 금비(400원→300원)와 위스컴(100원→50원) 등도 감소했다. 대교는 지난해 110원의 분기배당을 실시했으나 올해는 분기배당 규모를 100원으로 축소했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중간 및 분기배당 규모를 늘린 상장사 역시 4개사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하나투어(500원→600원) ▲KPX홀딩스(550원→600원) ▲한국단자공업(100원→150원) ▲경농(75원→100원) 등이다.

또 SK텔레콤(1000원), 하나금융지주(150원) 한국쉘석유(2000원) 두산(500원), KCC(1000원) 등은 중간 및 분기배당의 규모를 전년 수준으로 유지했다.

이 가운데 일부 기업은 지난해에 비해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중간배당 규모를 늘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2.6%, KCC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 각각 증가했다. 이들 기업은 전년과 같은 수준의 배당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도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배당확대 등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으나 중간배당을 전년과 같은 수준인 50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 7월31일 2분기 실적과 함께 중간배당 규모를 발표한 삼성전자는 실망스러운 중간배당 규모 탓에 당일 주가가 4% 가까이 하락했다.

한국투자증권 서원석 연구원은 "최근 배당 증가, 자사주 매입 등 삼성전자의 주주이익 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으나, 중간배당을 전년 수준을 동결하자 일부에서 실망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분기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던 미원화학이 올해 400원의 분기배당을 결정하는 등 일부 기업들이 올해 신규로 중간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파라다이스, 청담러닝, LS 등도 올해 신규 중간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원은 "올해 배당이 주가 상승 계기가 될 만한 이슈였고, 그만큼 삼성전자의 중간배당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결과는 실망스러웠다"며 "코스피200의 중간배당 수익률은 0.05% 가량에 그쳤으며 배당의 현실과 기대의 괴리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배당은 일종의 습관으로 배당을 자주했던 종목이 향후 배당 성장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이런 관점에서 중간배당이 기대에 못 미쳐 실망스럽지만, 중간배당이나 분기배당을 충실히 하고 있는 종목이 진정한 고배당 종목"이라고 강조했다.  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