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당뇨병회의에 참석한 청중들로부터 박수 세례

[시사주간=조명애 워싱턴 에디터·불문학 박사] 일라이 릴리의 실험용 삼중 작용 비만 치료제가 2상 임상시험에서 놀라운 성과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릴리는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된 주사제 마운자로(Mounjaro)를 출시했으며, 올해 말까지 비만 치료제로도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약의 뒤를 잇는 경구용 약물인 오르글리프론(orforglipron)은 중간 단계 시험에서 주사제 치료와 비슷한 체중감량 효과를 보였다.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는 그 뒤를 잇는 약물로, 현재 개발 중인 많은 비만 치료제와 달리 세 가지 호르몬을 표적으로 한다. 예를 들어, 노보의 위고비(Wegovy)는 한 가지 호르몬에 작용하고, 마운자로는 두 가지 호르몬에 작용한다.
27일(현지시간) 미국당뇨병협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면 릴리 연구진은 338명의 환자에게 4가지 용량의 레타트루타이드 또는 위약 중 하나를 투여했다. 연구 시작 당시 환자들은 체질량 지수가 30이상이거나 BMI가 27~30 미만이면서 체중 관련 질환을 앓고 있었다. 임상시험의 주요 목표는 24주 후 체중 변화였다. 2차 평가변수에는 48주 후 체중 측정과 5%, 10%, 15% 이상의 체중 감소가 포함됐다.
상위 두 가지 용량 중 하나를 투여받은 모든 환자가 체중 5% 이상 줄었으며, 가장 높은 용량을 투여받은 환자 거의 절반이 25% 이상 감량됐다.
제프리스(Jefferies)의 애널리스트 피터 웰포드는 “체중 감량에 대한 이 약물의 효과는 회의에 참석한 청중들로부터 박수를 불러일으켰으며 비만에 대한 다음 치료 물결에 대한 높은 기준을 설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SVB 증권의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라이징거는 “이 결과는 3상 임상시험 중 하나에서 48주 후 약 20%의 체중 감소를 보인 마운자로와 비교했을 때 유리한 결과”라면서도 “앞으로 안전성은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다른 약물과 마찬가지로 레타트루타이드는 메스꺼움 및 구토와 같은 위장 부작용과 관련이 있다. 또 심혈관 위험의 가능성과 위약을 투여한 환자의 1%에 비해 치료받은 환자의 7%에서 일종의 피부 과민증이 발생했다.
비만 치료제 개발은 바이오제약 연구분야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 중 하나가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1,00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릴리, 노보 노디스크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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