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모셔 놓고 부리는 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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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모셔 놓고 부리는 호기
  • 시사주간
  • 승인 2023.07.10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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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저지 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민주당은 파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초청해 놓고 면전에서 셀프 검증'이자 '일본 맞춤형' 조사라고 면박을 줬다. 그로시 총장은 처음에는 발언을 메모하며 고개를 끄덕였으나 이후에는 의자에 등을 대고, 안경을 벗거나 중간중간 한숨도 내뱉었다고 한다. 시위대는 그로시가 나갈 공항 귀빈실 문 앞에서 “그로시 고 홈” “100만 유로 받았냐”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는 손님을 모셔 놓고 하는 예의가 아니다. 국제적으로도 외교적으로도 망신이다. 그의 눈에 우리나라가 어떤 모습으로 비쳤을지 안타깝다.

최근 최종 보고서를 낸 IAEA 태스크포스에는 김홍석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박사가 IAEA 멤버로 포함돼 있다. 여기다 시료 채취 및 분석 작업에도 한국의 실험실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우리 나라의 분석 뿐 아니라 미국도 "유능한(competent) 국제기구의 전문적 분석에 기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일본은 IAEA와 협력해 과학에 기반한 투명한 절차를 진행해 왔다"고 평가했다. 캐나다·뉴질랜드·호주 등의 도 모두 “위험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 “오염의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내왔다.

그러나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뇌물설까지 유포하며 반대를 하고 있다. 여기다 일부 언론까지 교묘한 기사로 거들고 있다. 광우병사태나 천암암 폭침 등 거짓 주장이 난무할 때마다 지속되는 행태이긴 하지만 부끄러움이 없다. 급기야는 "IAEA가 결과에 책임지지 않는다"는 문구가 면책 조항이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이는 오히려 무지함을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 이런 류의 문구는 IAEA가 발간하는 다른 모든 보고서나 출판물에도 형식적으로 넣는 면책 조항(disclaimer)일 뿐이다. 그로시 총장은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이 문제을 지적하자 “오히려 그 질문을 해줘서 고맙다. 솔직히 처음에 그런 지적이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재밌다(amused)'는 생각까지 했다”고 말했다. 낯이 불거지는 장면이다.

지금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두고 이렇게 난리법석을 피우는 나라는 우리 밖에 없다. 미국, 영국 등 세계 유수의 언론을 살펴봐도 그로시 총장의 방한에 대해 다루는 곳이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나치면 모자람만도 못하다고 했다. 올바른 세상은 감성보다는 이성, 괴담보다는 상식, 미신보다는 과학이 통하는 사회다.과거 광우병 사태 등에서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시간이 흐르면 밝혀질 것이다. 미리 이런 저러 괴담을 만들어 수산업자나 상인들에게 피해를 조장하는 것은 그 자체가 죄악이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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