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연구로 코로나 종식 막은 두 과학자, 노벨상 주인공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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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 연구로 코로나 종식 막은 두 과학자, 노벨상 주인공 되다
  • 황채원 기자
  • 승인 2023.10.04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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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커털린 커리코 헝가리 세게드 대학 교수(왼쪽)와 드루 와이스먼 미 펜실베이니아 의대 교수. (사진=AP/뉴시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커털린 커리코 헝가리 세게드 대학 교수(왼쪽)와 드루 와이스먼 미 펜실베이니아 의대 교수. 사진=AP

[시사주간=황채원 기자] 전령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로 코로나 백신 개발에 기여한 학자들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가 됐다.

노벨위원회는 지난 2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효과적인 mRNA 백신 개발에 기여한 커털린 커리코(68) 헝가리 세게드 대학 교수와 드루 와이스먼(64) 미 펜실베이니아 의대 교수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위원회는 "수상자들은 mRNA가 어떻게 면역체계와 상호 작용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꾼 획기적인 발견으로 인류 건강이 위협받는 시기에 전례 없는 백신 개발 속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변형된 뉴클레오사이드(핵산의 화학적 분해로 얻어지는 글리코실아민)를 이용해 mRNA를 합성, 선천 면역 반응을 회피하고, 안정성이 증가하는 기술을 처음으로 고안해냈다.

mRNA는 매우 불안정한 물질인 동시에 의도치 않게 강한 선천 면역 반응(병원균 감염이 시작된 이후 가장 먼저 생성되는 면역 반응)을 불러 일으켜 임상적 응용에 제약이 있었는데 이들은 mRNA의 4개 염기 중 유리딘(핵산을 구성하는 5가지 표준 뉴클레오사이드 중 하나)의 화학적 형태를 변형시켜 단백질 생성을 가능하게 했다.

특히 이들은 과거 한 과학자의 수십년간의 연구로 수상자를 정한 노벨상의 관행을 깼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의 mRNA 백신 연구가 코로나 팬데믹을 막았고 이로 인해 빠른 기간 내에 비상사태가 해제되고 경제활동이 원활하게 된 점을 인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커리코 교수는 스웨덴 라디오와의 인터뷰를 통해 "믿을 수 없다. 어머니께서 하늘에서 소식을 듣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90년대 중반 mRNA가 면역계의 염증 반응을 일으켜 동물이 즉사하는 문제점이 드러나자 펜실베이니아 교수가 아닌 하위 연구직으로 강등되고 암 수술까지 받는 시련 속에서도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이후 1998년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와이스먼 교수와 커리코 교수가 만났고 이들은 마침내 2008년 mRNA 변형 방법을 개발하고, mRNA를 지질 니노입자로 포장하는 전달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토대로 한 것이 바로 2020년 영국 정부 승인으로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으로 공동 승인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이다.

이 기술이 이후 난치병을 치료하는 데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2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이 mRNA를 활용한 항암 백신 개발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과정이 성공한다면 암 치료의 패러다임도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코로나19백신이 면역 체계를 작동시키는 원리를 암에도 적용할 수 있으면 재발을 막을 뿐 아니라 나아가 암을 예방하는 단계에도 이를 수 있고 mRNA 항암 백신은 개발이 빨라 맞춤형 백신 개발에도 적합하다"고 짚었다.

비현실적이라는 외면 속에서도 거듭된 연구로 마침내 코로나19로부터 인류를 지킨 공로를 인정받은 두 과학자들의 이론이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암 등 난치병을 막는 데도 활용이 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인류가 이제 그동안 치료하지 못했던 질병들을 정복할 수 있을 지 앞으로의 발전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생겼다. SW

hcw@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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