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김정은 딸 ‘주애’ 풀리지 않는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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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김정은 딸 ‘주애’ 풀리지 않는 의문점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12.0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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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이름 주민등록 개명지시 없어
강연자료에서 ‘샛별 여장군’ 확인 안돼
정부 “후계자 아니다"→ “후계자" 선회
김정은이 딸 김주애와 가죽코트를 입고 지난달 29일 공군 주요 시설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27일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11·21) 성공을 자축하는 간부강연회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딸 김주애를 우주강국 시대 ‘조선의 샛별’로 신격화하면서 충성결집을 선포했다고 소식통을 통해 발표했다.

김주애는 지난해 11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장에 처음 등장하면서 ‘사랑하는 자제분’으로 북한 매체에 처음 공개됐다. 이후 ‘존귀하신 자제분’으로 호칭이 격상되더니 지난 5월과 8월 두 번의 실패 끝에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하자 당 조직지도부가 우주강국 시대의 미래를 이끌어갈 ‘조선의 샛별’로 김주애 신격화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항공절 행사에서는 김주애가 가죽코트를 입고 선글라스를 낀 모습으로 나타나 거수경례를 받고 앞자리를 차지하는 등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5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째 아들은 없고 둘째로 알려진 주애가 바로 첫째라는 정보 판단이라고 밝혔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3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에 대해 “(이제는) 후계자라고 생각하고 검증을 해봐야 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조 실장은 “조금 석연치 않고 좀 따져봐야 될 점이 있기 때문에 100% 확신하는 건 맞지 않겠지만 얼마 전까지는 ‘김주애가 후계자일까’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김주애가 후계자일 것 같은데 맞느냐’라고 따져보는 단계”라고 했다.

그러자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6일 “김정은 딸을 지속해서 부각시키는 것은 세습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다소 서두르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면서 “공석인 노동당 제1비서직이 향후 김주애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4대 세습을 둘러싼 관심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진단해 본다.

◇ ‘주애’ 이름 여성들 ‘이름’ 고쳐라 

올해 2월 초 북한이 최근 평안북도 정주시, 평안남도 평성시 등에서 ‘주애’라는 이름으로 주민등록 된 여성들에게 이름을 고치도록 했다고 전해졌다.

소식통은 “정주시 안전부에서 ‘주애’라는 이름으로 주민등록과에 등록된 여성들을 안전부로 불러내 이름을 고치도록 했다”면서 “최고존엄의 ‘존귀하신 자제분’으로 선전되고 있는 딸의 이름이 ‘주애’이기 때문에 동명인을 없애라는 내적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도 “평성시 안전부는 ‘주애’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여성들은 일주일 이내로 이름을 바꾸라는 중앙의 내적 지시를 각 인민반장을 통해 포치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 소식이 사실일까. 

북한 전문 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중국 휴대전화를 반입해 함경북도에 거주하는 취재원에게 물어본 결과, 사실은 딴판이었다.

북한 주민들은 김 위원장의 딸로 불리는 ‘주애’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고, ‘주애’라는 이름 또한 개명 명령을 받았다는 말도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로 보면 ‘주애’라는 이름은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 ‘조선의 샛별’ 신격화 아직은 물음표

김주애를 ‘조선의 샛별’로 신격화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아직은 물음표다.  

RFA는 평양시와 평안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는데 강연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정도지 이를 증명할 구체적인 사진 같은 물증은 없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북한 내부에 여러 가지 정황들을 확인해보니까 아직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며 “공식 강연자료에 샛별 여장군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았다는 정보를 취득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김정은이 처음 나올 때 전혀 알려지지 않았고 누구도 모르는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발표했다”며 “김주애는 벌써 1년이나 계속 군불때기를 하고 있는데 남존여비가 강한 북한에서 여자가 권력을 쥐는 것이 말이 안 되고 이렇게 쇼를 하는 것은 후계자 수업이 아닌 4대세습에 대한 일반 주민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주애가 첫째 딸···남자아이 없는 듯

하지만 김주애가 4대 세습을 이어가거나 후계자일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다.

마키노 요시히로(牧野愛博) 히로시마대학교 객원교수는 “김정은과 부인 리설주 사이에 자식이 두 명 있다는 얘기가 많이 돌았는데 두 번째 자식도 아마 여자일 것 같다”며 “자식이 남자였다면 김정은은 두 번째 아이가 성장한 후에 공개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의 첫째와 둘째 모두 딸이기 때문에 일단 첫째인 김주애를 후계자로 공개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국정원은 김정은의 형인 김정철이 싱가포르와 런던에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쓰는 장난감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김정은에게 남자아이가 있을 것으로 추측했고, 실제 남자아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만한 정보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김정은의 딸 김주애에게 ‘조선의 샛별 여장군’이라는 칭호를 부여하며 우상화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 “사실이면 북한 내부 사정이 심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 의원은 “지금까지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의 딸에 대해 ‘사랑하는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 등으로만 호칭해 왔다”며 “북한이 이번 위성 발사 성공을 김정은의 10대 딸을 신격화, 우상화하는데 이용하고 있다면 북한 지도부 최고위층에서 김정은 딸을 후계자로 임명하는 내부 절차를 끝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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