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말한 ‘한국은 적’ 북한 주민 생각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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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말한 ‘한국은 적’ 북한 주민 생각은(1)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4.02.2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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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그런 말 해서 매우 혼란
‘남조선 도움받을 일 없다’ 판단
미국을 이겨야만 북남협력 가능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김정은의 말한 '한국은 적이라는 말'을
양강도 혜산시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김정은이 말한 '한국은 적이라는 말'에 대해 매우 혼란스럽다고 했다. 사진=시사주간 DB

#2023년 12월 26~3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 기구들을 정리·개편하라”고 했다. 또 올해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는 “공화국의 민족 역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 버려야 한다”고 했다.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북한에서는 1월 첫 주부터 ‘전원회의’에 대한 설명과 선전 교양 작업이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일본의 북한 전문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양강도에 사는 취재협력자를 통해 ‘한국은 적’이라는 김정은의 방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일문일답을 나눴다. 

-김정은이 남한은 같은 민족이 아니라 적이라고 말했는데 반응은.

“여기 사람들은 갑자기 그렇게 말해서 매우 혼란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기 와서 김정은과 백두산에 갔을 때는(2018년 9월 방북) 금방이라도 통일될 것 같은 분위기였고, 경제협력을 많이 할 것 같았다. 그런데 한국은 적이고, 더 이상 같은 민족이 아니라 통일의 상대도 아니라고 말하니 놀랐다. 옛날에는 남조선에 거지가 가득하고 억압받고 있어 그런 남조선 인민을 해방시키자는 교육을 받았는데 현실은 우리보다 훨씬 잘살고 있다. 이제 와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해방할 수 있는지 대안이 없는 것 같다.”

-김정은이 남한을 대한민국이라고 불렀는데 이유는 뭐라고 보나.

“지금까지 계속 남조선이라고 불렀는데 (정식 국명을) 대한민국이 아니라 한국이라고 생각한 사람도 많다. 앞으로 남조선에게 도움받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김정은은 통일을 포기하고 동족인 것 자체를 부정하고 싸워야 할 대상이라고 규정했는데 이와 관련한 움직임은.

“지금은 전쟁 동원 준비와 훈련에 제대로 참가하라는 요구만 있을 뿐 특별한 것은 없다.”

-당국은 어떻게 설명하고 있나.

“최근(1월 말) 회의에서는 정세 강연 및 전 세계 패권을 위한 제국주의자들의 책동에 관한 강연을 자주 한다. 여러 번 강조한 것은 ‘적대국에 대해 우리가 너무 해이되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많이 강조한다. 1월 20일에 있었던 여성동맹 토요학습에 혜산시 당 선전부장이 와서 그렇게 말했다.”

-선대 수령인 김일성, 김정일이 호소해 온 민족통일 원칙까지 서둘러 파기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대조선 제재 때문에 우리들은 정책을 제대로 실행하기도 힘든 상황이므로 북남협력도 어렵다. 그것은 미국을 상대로 이겨야만 가능하다. 그때까지 한국은 견제해야 할 대상이라고 간부는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우리는 노력하고, 항상 아량을 베풀고 (한국을) 리해하는 과정이었는데 적대국들은 그것을 기회로 삼아 외부에서는 위협을, 내부에서는 끊임없이 와해공작을 해왔다며 강연하고 교양하고 있다. 한 마디로 ‘우리는 적에게 속았다. 다시 속으면 안 된다’ 이런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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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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