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유튜버(유튜브 크리에이터)’는 21세기 떠오르는 직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반면 인기 유튜버 등극에 따른, 또는 이를 위한 콘텐츠 생산 가열로 번아웃(정신적·육체적 탈진 현상)에 빠질 위험이 커지는 모습이다.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사이트로 성장한 유튜브는 콘텐츠 생산의 보고이자 1인 방송 진출의 기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인기 콘텐츠 생산으로 명성을 얻은 인플루언서(Influencer, SNS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는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까지 얻어 공중파, 지상파 방송까지 진출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연예인 또는 방송인이 휴식기를 가질 수 있는 것과 달리, 유튜브 환경상 휴식을 갖기 어려운 인기 유튜버들은 번아웃에 빠질 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알고리즘에 따라 콘텐츠 생산을 계속해야하는 특성상 잠깐의 휴식이 이들을 탈진 상태까지 몰아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독자 1억 명을 돌파한 인기 유튜버 퓨디파이(PewDiePie)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동영상을 통해 “내년에는 유튜브를 쉬겠다. 나는 너무 지쳤다”며 “잠시 떠날 것이다.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활동 중단 계획)을 미리 알리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코미디 듀오인 이선·그레이슨 돌런 쌍둥이 형제도 지난 10월 유튜브 활동을 줄일 것이라 밝혔다. 그레이슨은 “(사람들로부터) 동떨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쉴 수 없이 일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구독자 수 1150만명인 유튜버 알렉스 와사비도 “최근 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번아웃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유튜버들의 번아웃 이탈 현상에 유튜브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잔 워치츠키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말 인기 유튜버들에 편지를 보내며 “자신을 잘 돌보고 회복에 투자하라고 권유하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유튜브 환경 상 이를 손에 놓기란 어려워 보인다. 유튜브를 통한 수익 창출 기본 구조는 ‘조회 수=광고수익’이다. 이 때문에 더 많은 조회 수를 올리고자 오리지널 인기 콘텐츠 생산이 가열되는 형식이다. 유튜브의 폭발적인 성장도 이 같은 원리에 근거한 것이다.
동시에 인기 콘텐츠는 유튜브 이용자의 눈에 더 잘 띄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현재까지 명확한 유튜브 동영상 추천 알고리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더 많은 조회 수와 더 많은 콘텐츠 게시는 그만큼 더 많은 인기, 더 많은 광고수익을 올리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인기 유튜버들로서는 잠깐의 휴식이 최신 동영상 트래픽을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돌아온다. 콘텐츠 업로드가 없는 휴식기를 길게 할수록 유튜버는 콘텐츠 조회 수, 추천 콘텐츠 알고리즘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나아가 정기 구독자 이탈의 가능성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CNN은 지난 19일(현지시간) 관련 보도를 통해 “인기 유튜버들은 유튜브 알고리즘을 만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콘텐츠 생산을 제공해야 한다는 지속적인 압박에 직면해있다”며 “콘텐츠 플랫폼, 차량호출 서비스 등 어느 것이든 정규직 신분이란 혜택 없이 알고리즘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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