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칼럼] ‘극복’과 ‘감동’의 장애인스토리, 정당들은 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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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칼럼] ‘극복’과 ‘감동’의 장애인스토리, 정당들은 조심해야
  • 김철환 활동가
  • 승인 2019.12.3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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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이 중도장애인인 최혜영 교수(앞줄 가운데)를 '인재영입 1호'로 발표했다. 사진 / 더불어민주당
지난 26일 더불어민주당이 중도장애인인 최혜영 교수(앞줄 가운데)를 '인재영입 1호'로 발표했다. 사진 / 더불어민주당

[시사주간=김철환 활동가]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당들이 인재영입을 위해 치열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입하는 인재는 정당의 얼굴이 될 수 있으며 정당의 이미지도 새롭게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입 인재 가운데에는 장애인들도 있는데, 일부 정당의 경우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시각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26일과 29일, 민주당은 영입인재로 최혜영씨와 원종건씨를 발표했다. 최혜영씨는 교통사고로 중도 장애가 되었지만 부단한 노력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인권강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원종건씨의 어머니는 시각, 청각에 중복장애가 있었는데 방송에 사연이 소개되면서 개안수술을 했다. 원종건씨는 받았던 도움을 되돌리고자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민주당은 영입 인재의 키워드는 ‘감동’으로 잡은 듯하다. 

하지만 문제는 민주당이 가지는 장애인에 대한 시각이다. 영입인재를 ‘역경의 극복’, ‘불굴의 의지’로 포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1호 영입인재 발표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았던 양향자 민주당 전 여성최고위원은 “장애를 극복한 '스토리'까지 갖춘 인사”라고 영입인재를 소개하였다. 행사에 참여했던 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불굴의 의지를 극복해...’ 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였다. 두 번째로 영입한 인재인 원종건씨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귀감이 되는 사람을 영입하는 것이 문제가 되느냐.’ 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런 인물을 영입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영입하되 성공하거나 어려움을 극복한 장애인의 겉모습만 보여주지 말라는 것이다. 정당의 관점은 정치의 지형이나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다시 말해 정당들이 표면적인 장애 문제만 바라볼 때 올바른 장애 정책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더 나아가 국민들에게도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심어주기 어렵게 한다는 것을 정당들은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예는 민주당의 인재영입에 대한 언론의 반응에서도 볼 수 있다. 민주당의 인재영입 후 대부분 언론들은 “장애를 극복한 ‘스토리’까지 갖춘 인사”라는 민주당 인사의 말을 그대로 옮겼다. 헤드라인으로 뽑기도 하고, 기사 내용에 반영하기도 했다. 일부 언론은 한술 더 떠 ‘장애를 극복한 인간승리’의 인물로 영입된 인재를 소개하기도 했다. 만일 민주당이 영입인재 발표과정에서 겉으로 드러난 ‘극복’만이 아니라 장애인 문제의 원인도 거론했더라면 언론의 기사들은 달라졌을 것이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삶 자체가 고난이요 도전이다. 그래서 현실의 한계를 넘기 위한 노력은 비장애인보다 더 해야 한다. 자신이 처한 장애라는 장벽을 극복하기 위하여 불굴의 의지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정당은 ‘한계를 넘은 장애인’, ‘극복한 장애인’ 등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면 안 된다.

장애인들의 삶이 어려운 이유는 부족한 장애인 서비스, 부족한 장애인 정책과 예산, 장애인에 대한 낮은 인식과 차별 등에서 비롯된다. 장애 발생원인도 외적인 문제가 대부분이다. 산재나 교통 등이나 환경의 문제, 재난 등의 문제로 장애가 생긴다. 통계를 보더라도 장애인 90%가 중도장애인이다. 즉, 장애인의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정치인들이나 정당은 장애인이 겪는 문제에 공감하되 ‘장애극복’이나 ‘인간승리’를 강조하면 안 된다.

장애인 개인의 경우에는 ‘장애의 극복’이나 ‘삶에 대한 도전’을 이야기할 수 있다. 마주한 현실 때문이다. 하지만 정당이 이러한 시각에 머무른다면 정당으로서 책무를 망각하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정책을 통하여 ‘공공정책’으로 끌어와야 할 정애인의 문제를 장애인 개인이나 가족에게 책임을 지우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다른 정당들도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그 과정에 장애인들도 검토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장애인의 성공적 삶을 보여주기 위하여, 감동을 만들기 위하여 장애인을 영입해서는 안 된다. 장애인을 영입하는 것은 장애인들이 정치활동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는데 있다. 정치지형은 물론 장애인 정책을 바꾸고, 정치인들과 국민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있다. 이를 통하여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데 있음을 정당들은 알아야 한다. SW

k646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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