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폭탄, 프리랜서는 11월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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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료 폭탄, 프리랜서는 11월이 두렵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12.0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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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일시적 수입도 '지속 소득'으로 간주해 보험료 산출
'해촉증명서' 발급 어려움 "자존심 상해가며 '동냥아치 행동' 해야"
장혜영 "전형적 행정편의적 관행" 건강보험법 개정 주장
지난 8일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프리랜서의 건보료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사진=장혜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지난 8일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프리랜서의 건보료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사진=장혜영 의원 페이스북 캡처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매년 11월이면 대한민국의 작가들이 고용된 적도 없는 여기저기에 전화해서 해촉증명서 하나 보내해주십사, 굴욕적으로... (중략) 하여간 그 상황 자체가 굴욕적이잖아(중략) 고용된 적도 없으면서 일회성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해촉증명서를 내라고 하는 것도 이해불가고 또 그런 불합리에도 찍소리 안하고 따르는 '작까'들도 이해불가야!"

소설가 공선옥이 지난 1일 '민중의 소리'에 기고한 '오후 세시의 대치'라는 글의 일부다. 이 글에서 '한나'(작가를 대신한 이름)는 작년 11월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건강보험료가 대폭 오른다는 내용의 통지표를 받게 된다. 한나의 수입으로는 벅찬 보험료 책정에 대해 지사에 항의하자 직원은 '프리랜서라면 해촉증명서를 보내면 재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한다. 

한나는 해촉증명서를 내면 5년 이내에 과납부된 보험료를 환급받을 수 있다는 말에 전해는 물론 몇 년 전에 일했던 곳까지 일일이 연락을 해야했고 매년 11월마다 이 통지를 받아야했다. 보험료 조정을 위해서는 해촉증명서를 보내달라고 여기저기 전화하는 '동냥아치적 시간'을 보내야한다는 것이다.

매년 11월, 프리랜서들이 '건보료 폭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프리랜서들의 일시적인 수입도 '정규 수입'으로 잡고 있어 1년마다 건강보험료가 자동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매년 5월 신고하는 종합소득세의 소득발생처를 국세청이 건강보험공단에 통보를 하는데 공단은 그 소득을 일회성, 단발성 소득이 아닌 지속 소득으로 간주해 의료보험료를 산출하기에 그렇다.

이 때문에 이 소득이 지속적인 소득이 아니라는 것을 프리랜서 자신이 증명을 해야하는데 그 증명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 해촉증명서다. 문제는 이 해촉증명서를 일하는 곳마다 연락을 해 발급을 받아야한다는 점에 있다. 가령 열 군데서 하루 일당을 벌었다면 그 열 곳에 모두 연락을 해 증명서를 떼어내야하고 딱 한 번 일을 한 뒤 수당을 받고 나갔어도 증명서를 무조건 떼어야한다.

프리랜서들은 자신의 소득을 증명하기 위해서 근무를 한 곳에 사정을 해 증명서를 떼어야하는 일을 매년 해야한다. 오래 전에 일해 연락이 되지 않는 거래처, 임금체불로 어쩔 수 없이 나가야했던 곳 등에도 연락을 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지기에 프리랜서들은 자존심을 꺾으면서까지 매년 증명서를 발급받아야하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유계약직, 비정규직 세금 징수 제도 개선 건의'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9일 현재 1만7700여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청원인은 "딱 한 번 생기는 일시적인 수입도 정규 수입으로 잡혀 1년 뒤 건강보험료(지역보험)가 자동으로 올라간다. 그럼 일시적인 수입(한 달 단위)이 중단되면 건강보험료가 자동으로 내려가야하는데 내려가는 건 본인이 직접 증명해야한다. 일일이 증명서를 발급받아 내야하니 이로 인한 시간 낭비와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다"면서 "올라가는 것은 자동으로 잡히고 내려가는 것은 왜 안되는가? 이것은 세금제도 선진국에서 약자를 괴롭히는 제도이나 바로 잡아달라"고 밝혔다.

지난 8일 열린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이 문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장혜영 의원은 총회 모두발언에서 "'지역보험료 조정, 경감 업무처리지침'을 개정해 해촉증명서가 아니라 기간이 명시되어 있는 계약 당시 계약서류도 보험료 조정의 증명자료로 포함할 것을 건강보험공단에 요구한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당연히 해촉되는 것인데 이를 중복해 증명하도록 하는 것은 전형적인 행정편의적 관행"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도 국회의원이 되기 전 건보료 폭탄을 고민했던 프리랜서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 건강보험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장 의원은 "근로소득자가 퇴직할 경우 근로자가 아닌 사용자가 '직장가입자자격상실신고서'를 건강보험공단에 제출하는 것처럼 프리랜서와 계약을 체결했다가 종료될 경우에도 사용자가 '계약종료신고'를 건강보험공단에 하도록 하고, 공단이 이를 반영해 보험료를 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전국의 프리랜서들이 더 이상 해촉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 다시 사정하듯 사용자를 찾아갈 필요도, 먼지 쌓은 계약서를 다시 찾을 필요도 없도록 말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공단이 프리랜서들의 근무 형태 등에 대한 파악 없이 수치만으로 건보료를 책정하는 방식을 고수해 수입없는 프리랜서들에게 오히려 고가의 보험료를 받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청와대 청원과 정치권의 관심이 해결의 실마리를 줄 지 주목된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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