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이 꼽은 2023 북한 뉴스 키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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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이 꼽은 2023 북한 뉴스 키워드는?
  • 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 승인 2023.12.3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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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샛별 여장군’ 김주애 '후계자' 평가
27차례 도발...약 3890억원 미사일로 날려
1~7월 아사자 245명, 최근 5년평균 2배나
시사주간은 한반도 주요 뉴스 중 2023년을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로 도발, 김주애 등을 선정했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은 한반도 주요 뉴스 중 2023년을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로 도발, 김주애 등을 선정했다. 사진=시사주간 DB

[시사주간=양승진 북한 전문기자] 2023년 저물어 가는 한반도의 올해 주요 뉴스 중 북한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뭘까. 

시사주간이 선정한 올해 북한 뉴스 키워드는 도발, 러시아, 김주애, 공개처형, 국경 일부 개방 등이다. 

북한은 올해 5월 31일 첫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발사했으나 실패했다. 사진=시사주간 DB
북한은 올해 5월 31일 첫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발사했으나 실패했다. 사진=시사주간 DB

◆도발

북한은 2023년 1월 1일 오전 평양 용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600㎜ 초대형 방사포(KN-25) 1발을 발사하며 첫 도발을 감행했다.

이후 2월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초대형 방사포, 전략순항미사일 등 3번의 도발이 있었고, 3월에는 9회, 4월 2회, 5·6월 각 1회, 7월 4회, 8월 3회, 9월 2회, 11월 2회, 12월 1회로 모두 29회였다. 여기에는 핵 무인 수중공격정(핵어뢰) ‘해일-2형’ 수중 폭파 시험도 포함됐다. 북한이 도발하지 않은 달은 10월뿐이다. 

올해 들어 우리 군 당국이 공식 확인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활용한 비행체 발사 등 도발은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지난달 22일 발사에 실패한 탄도미사일까지 포함해 현재까지 총 20차례다.

북한은 올해 5차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27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걸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3억 달러(약 3890억원)를 미사일 발사에 쏟아부은 셈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단을 목표로 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비행체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9월 18일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시사주간 D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9월 13일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시사주간 DB

러시아

2023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택한 도박은 ‘러시아’였다.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실패 이후 경제난이라는 수렁에 빠진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외교적 도박을 벌였다.

당시 유엔은 특별총회를 열어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나 북한과 시리아, 벨라루스 등 5개국이 반대표를 던졌다.

북한의 이 같은 외교적 도박은 결실을 거뒀는데 5월 26일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려 했다. 그러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거부권을 행사해 이 결의안을 부결시켰다.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은 올해 9월 13일 북러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극동 연해주를 방문해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자신은 러시아와 함께 서방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이 자리에서 포탄을 비롯한 재래식 무기 거래와 함께 군사정찰위성, 전투기, 탱크, 핵잠수함, 경제협력 등에 합의한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은 이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이 파악한 올해 1~7월 북한의 아사자 발생은 245명으로 최근 5년 평균보다 2배나 많았다.
국가정보원이 파악한 올해 1~7월 북한의 아사자 발생은 245명으로 최근 5년 평균보다 2배나 많았다.

◆아사자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에 돈을 쏟아붓는 동안 북한의 경제난은 한층 심해지고 있다.

4년 전인 2019년 북한의 쌀값은 kg당 5000원, 옥수수(강냉이)는 1000원 선이었으나 올해 여름 쌀 가격은 6000원대로 옥수수는 3000원대로 치솟았다. 북한 노동자가 한 달 월급 3000원을 받아도 장마당에서 쌀을 1㎏도 살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면서 소위 굶어 죽는 아사자가 발생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올 1~7월 기간 중 245명의 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인 110여 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과거 평안남도 평성에 살다가 지난 2011년 한국에 입국한 조충희 씨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굶주림으로 시작해 코로나와 폐렴 등으로 사망한다”고 말했다.

유니세프(UNICEF)가 지난 7월 발표한 ‘2023 세계 식량 안보 및 영양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서 2022년까지 북한 주민 약 1180만명, 즉 총인구의 45.5%가 영양 부족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기상 여건과 병충해 발생 및 비료 수급 상황 그리고 위성영상 정보 등을 종합해 발표한 2023년도 북한 식량작물 생산량 추정 결과, 북한의 올해 쌀, 옥수수 등 식량작물 생산이 482만t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31만t 증가한 것이지만 세계식량계획(WFP) 등이 예상하는 북한의 식량 수요량인 550만t에는 못 미치는 수치다.

북한에서 올해 공개처형된 숫자가 100명이 넘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시사주간 DB
북한에서 올해 공개처형된 숫자가 100명이 넘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진=시사주간 DB

◆공개처형

전문가들은 지난 5년간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이 25%나 감소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그러자 젊은 장마당 세대와 농민 그리고 중산층은 노동당에 등을 돌렸다. 북한에서 손전화기 또는 컴퓨터, TV와 라디오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당의 선전 선동 대신 한류가 급속히 전파됐다. 

북한 당국은 한류 확산을 막기 위해 2020년 12월 ‘반동사상 문화배격법’을 만든데 이어 올 1월에는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이 같은 단속은 별 효과를 내지 못하자 북한 당국은 ‘공개처형’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일본 도쿄신문은 북한 사정에 밝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1년간 공개 처형된 사람이 1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8월 하순에 양강도 혜산에서 주민 2만 명이 모인 가운데 남성 7명과 여성 2명 등 9명을 총살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2017년부터 올해 2월까지 병사한 소 2100여 마리를 불법으로 판 혐의를 받았다.

조선인민군 특별군사재판소는 집행 전 “용의자들은 하늘에든 땅이든 묻을 곳이 없다”며 “3대를 몰살시켜 마땅하다”고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조선의 샛별 여장군'이라고 불리며 후계자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사진=시사주간 DB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조선의 샛별 여장군'이라고 불리며 후계자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사진=시사주간 DB

◆김주애

이런 상황에서 북한 수뇌부는 4대 세습을 꾀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18일 순안공항에서 ICBM 화성-18형을 쏘면서 딸 김주애를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데리고 나왔고, 이날을 ‘미사일 공업절’로 지정했다.

김주애가 처음 등장할 때 노동신문은 ‘사랑하는 자제분’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했다. 그러다 ‘존귀하신 자제분’에 이어 최근에는 ‘존경하는 자제분’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김주애는 올해 내내 군 장성 숙소, 건군절 열병식, 체육경기 관람, 평양 주택 착공식, 미사일 시험발사, 해군사령부, 군사정찰위성 축하연, 공군사령부 등 부친의 주요 시찰 현장에 따라다녔다.

해군사령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장, 공군사령부 정치위원 등이 김주애에게 거수경례하는 모습이 잇따라 포착됐고, 지난 9월 정권수립 열병식 중계방송에선 주석단 의자에 앉은 김주애에게 박정천 노동당 군정지도부장이 한쪽 무릎을 꿇고 귓속말하는 장면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28일 북한에 ‘조선의 샛별 여장군’이란 호칭이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당국이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의 발사 성공을 축하하기 위해 평양시와 평안북도 등의 간부들을 대상으로 연 기념강연회에서 “최고 존엄(김정은)의 담력으로 적대 세력들의 군사적 기도를 상시 장악하는 정찰위성이 우주에 배치돼 조선에 우주강국 시대가 열렸다.… 우주강국 시대의 미래는 조선의 샛별 여장군에 의해 앞으로 더 빛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조선의 샛별 여장군’은 바로 김정은의 딸 김주애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김주애의 등장을 후계 구도와 연결지으며 주목해온 국내외 언론들은 이 보도 이후 김주애를 후계자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북한 국경이 일부 개방됐다. 태권도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압록강철교를 지나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북한 태권도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9월 15일 신의주에서 단둥으로 가기 위해 압록강철교를 지나고 있다. 사진=시사주간 DB

◆국경 일부 개방

중국 단둥~신의주 화물열차가 지난해 1월 운행되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운행을 중단했다가 9월에 재개되면서 현재까지 정상적으로 운행되고 있다. 

코로나로 중단됐던 북한의 고려항공이 지난 8월 3년7개월 만에 운행을 재개하며 평양~블라디보스토크, 평양~베이징 하늘길이 열렸다. 최근 고려항공 홈페이지에 평양~선양 간 항공권 가격까지 공지됐다.

해상무역 또한 2021년부터 부분 재개되다 지난해와 올해 들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완전 개방이 아닌 코로나로 장기간 해외 현지에 발목이 잡혀 있던 북한의 공관 간부들과 비자가 만료된 외화벌이 노동자들이 귀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행기, 선박, 열차는 열렸지만 육로 무역만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월 13일 단둥~신의주 압록강철교로 화물트럭이 처음 운행됐다. 해외에서 집단 귀국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짐을 싣고 운행하는 것으로 단둥-신의주 육로 무역은 재개되지 않았다.

나선~훈춘, 무산~난핑 등 육로 무역 일부가 재개되긴 했으나 북한 내수가 살아나기 위해선 단둥~신의주 육로무역이 활성화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내년 4월쯤 국경을 완전 개방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SW

ysj@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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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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