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장근로 한시적 조정, '주52시간제 무력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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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연장근로 한시적 조정, '주52시간제 무력화' 우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7.2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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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인가받은 기업도 90일까지 활용 가능, 노동계 강한 반발
고용노동부 "코로나19로 인한 극히 이례적 조치, 올해만 진행"
건강보호 조치 등 법적 규제 없어 "기업에 살인면허 준 셈"
지난 2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특별연장근로 인가확대 취소소송'을 제기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한국노총
지난 2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특별연장근로 인가확대 취소소송'을 제기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한국노총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고용노동부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가 위기상황 대응을 위해 특별연장근로 활용 가능 시간을 한시적으로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한시적 보완조치'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정부가 사실상 '주 52시간 근무제'를 철회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4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가 위기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특별연장근로 활용 가능한 시간을 한시적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 동의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으면 일시적으로 주52시간을 초과해 추가 연장근로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이 제도는 지난해까지 '특별한 사정'을 '재해, 재난 및 이에 준하는 사고 수습을 위한 경우'로 한정했지만 올 1월말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돌발상황'과 '업무량 폭증'의 경우에도 1년에 90일을 한도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당시 이 개정을 놓고도 정부와 노동계가 크게 충돌한 바 있다. 정부는 "일시적으로 연장근로 초과가 불가피한 경우에도 특별연장근로 인가를 활용할 수 있게 된 만큼 불가피한 최소한의 기간에 대해 인가하고 사용자에게 노동자 건강권 보호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해 오남용을 막겠다"고 했지만 노동계는 "노동시간 단축의 무력화를 획책하는 것"(한국노총), "정부와 국회가 자신들의 책임을 외면하고 작은 규모 사업장과 저임금, 미조직 노동자에게 희생과 고통을 전가하는 것"(민주노총)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코로나19 지속을 이유로 올해 상반기를 특별연장근로의 활용 가능 기간에서 일괄제외하기로 하면서 결국 정부 스스로 주52시간를 깬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결정으로 올 상반기에 특별연장근로 인가를 받아 사용한 기업들이 하반기에 다시 90시간까지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정부 발표대로 특별연장근로가 일상적으로 허용된다면 토요일, 일요일을 제외한 1년에 약 250여일 중 최대 180일 동안을 하루 12시간 이상, 주64시간까지 초장시간 근무가 가능하게 된다"면서 정부의 조치가 52시간 실노동시간 단축 취지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국노총도 "주52시간을 넘는 특별연장근로가 일상적으로 허용된다면 노동자의 생명안전을 위해 연장근로를 주 12시간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법률의 근간을 흔들게 되고, 결국 실노동시간단축 정책은 무력화되고 말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위기상황을 빌미로 노동자의 생명안전 및 건강권을 위협하는 인가 특별연장 인가 기간 확대조치는 기업에 살인면허를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고용노동부는 "올 상반기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상황이 지속되면서 기업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이에 대응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면서 "실제 올 상반기, 기업이 인가받은 총 1665건의 특별연장근로 중 방역, 마스크 및 진단키트 생산, 국내 대체 생산 등 코로나19 관련으로 인가받은 경우가 1274건(76.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전하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인가의 주된 이유로 ▲코로나로 인한 중국 공장 작업중지에 따른 국내 대체 생산량 급증 ▲대규모 자동차 리콜 조치, 소비 심리회복으로 인한 생산량 급증 ▲방역 및 코로나 진단을 위한 장비 수요 급증으로 인한 생산량 급증 ▲코로나로 애로를 겪는 소상공인 지원, 재난지원금 업무 ▲코로나로 인한 해외 사업장 입국제한과 해외 파견근로자의 업무량 급증 등이 꼽혔다.

한편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사업주는 건강검진,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휴식 부여 등 건강보호 조치를 반드시 이행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조치는 한시적 보완조치인 만큼 탄력근로제 등 제도 개선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건강보호 조치에 대한 강제성이 없어 기업들이 이를 준수할 지를 알 수가 없고 이로 인해 근로자들이 과로사 등 각종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노총은 "정부는 시행규칙에 '건강권 보호조치 지도사항'이 있어 지도 감독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사용자가 따라야할 법적 의무사항도 아니기에 지도를 위반해도 처벌 조항이 없어 정부의 엄격한 감독이 진행되기 어렵다. 건강권 보호조치로 작동될 수 없다. 노동자 건강권과 생명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해 과로사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았고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한 기업들이 대부분 코로나로 인해 활용을 한 만큼 극히 이례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다. 올해까지만 한시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면서 "아직까지는 건강보호 조치를 어긴 기업들이 나오지 않았지만 조치 이행을 하지 않은 것이 적발될 시에는 인가를 취소하도록 하고 있으며 근로자들이 진정, 신고를 통해 문제를 알릴 수 있다. 기업들이 이를 이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계 등은 과거처럼 장시간 노동 등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식의 해결보다는 기업들이 노동시간 단축 등을 통한 일자리 및 인력 확충과 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도록 정부가 유도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SW

ldh@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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