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배의 말하는 사진] 오스카상 노리는 '미나리' 숨은 공신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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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배의 말하는 사진] 오스카상 노리는 '미나리' 숨은 공신 살펴보니…
  • 이보배 기자
  • 승인 2021.03.0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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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체를 있는 모양 그대로 그려냄. 또는 그렇게 그려 낸 형상. '사진'의 사전적 정의 입니다. 휴대폰에 카메라 기능이 생긴 이후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는데요. 가끔 피사체 외에 의도치 않은 배경이나 사물이 찍힌 경험 있지 않으신가요? 그런 의미에서 사진은 의도한 것보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을 매개로 다양한 정보와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전달하는 '이보배의 말하는 사진'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주>

3~4월 제철 음식으로 유명한 '쭈꾸미'. 주인공 쭈꾸미보다 미나리가 눈에 띈다. 사진=이보배 기자
3~4월 제철 음식으로 유명한 '쭈꾸미'. 주인공 쭈꾸미보다 미나리가 눈에 띈다. 사진=이보배 기자

[시사주간=이보배 기자] 제법 날씨가 따뜻해졌습니다. 봄이 성큼 다가온 게 느껴지는데요. 봄이 되면 떠오르는 음식이 참 많죠. 그 중에서도 저는 3~4월이 제철인 쭈꾸미가 떠오릅니다. 

친정 부모님께서는 매년 제철 쭈꾸미를 챙겨 드시는 편이고, 남편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지난해 봄 친정에서 아버지가 직접 만들어주신 쭈꾸미샤브샤브입니다. 차려주신 정성이야 알고도 남지만 개인적으로 쭈꾸미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저는 야채만 집중 공략했답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르시겠지만 사진 속에는 특정 재료가 쓰인 복수의 반찬이 등장하는데요. 바로 '미나리'입니다. 빨갛게 무친 미나리나물과 기본 간으로 무쳐낸 미나리나물에 생미나리까지 그야말로 쭈꾸미 반, 미나리 반으로 채워진 한 상 차림입니다. 

상차림이 이렇게 구성된 데는 미나리를 유독 좋아하는 제 남편 탓(?)이 큽니다. 사위 사랑은 장모랬다고, 친정어머니께서는 저희가 내려갈 때마다 미나리 반찬을 빼놓지 않으신답니다.

눈치 채셨나요? 네, '이보배의 말하는 사진' 이번에는 영화 '미나리'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합니다.  

영화 '미나리'는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기점으로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가지 휩쓸며 전 세계 77관왕을 기록해 오스카 유력 후보작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 '미나리'는 윤여정을 필두로 스티븐연, 한예리 등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영화를 더욱 빛나게 만든 제작진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영화 '미나리' 스킬 컷. 사진=판시네마
영화 '미나리' 스킬 컷. 사진=판시네마

먼저 모두 알고 계시겠지만 연출과 각본은 '문유랑가보'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올라 영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정이삭 감독이 맡았습니다. 

여기에 '문라이트' '노예12년' 등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을 탄생시킨 브래드피트의 제작사 플랜B와 '룸' '레이디버드' '더랍스터' '플로리다 프로젝트' 등으로 수차례 오스카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북미 배급사 A24의 만남은 관객들의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습니다. 

'페어웰'을 통해 독보적인 미감을 보여준 이용옥 미술감독은 전형적인 트레일러하우스를 골라 1980년대 한국계 미국인 가족의 집으로 꾸몄는데요. 

이 감독은 '초능력자' 이후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으로, 국내 관객들에게는 너무 익숙한 카펫과 커튼, 세숫대야까지 실제 한국 가정처럼 느껴질 정도로 완벽하게 구현해 냈습니다. 

의상을 담당한 수잔나 송 역시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 의상 디자이너입니다. 그녀는 가족의 상황과 각 인물의 특성에 옷을 준비했는데요. 극중 순자(윤여정)가 처음으로 한국에서 미국에 도착했을 때 입고 있던 원피스가 인상적입니다. 

그 시절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옷 중 가장 좋은 옷을 입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수잔나 송이 시대적으로도, 인물의 심리까지도 의상을 통해 잘 녹여냈음을 알 수 있는 장면입니다. 

배우 윤여정은 '미나리'로만 총 28개의 연기상 트로피를 차지하며 오스카 입성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사진은 영화 '미나리'의 한 장면. 사진=판시네마
배우 윤여정은 '미나리'로만 총 28개의 연기상 트로피를 차지하며 오스카 입성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사진은 영화 '미나리'의 한 장면. 사진=판시네마

또 세계적인 인기 넷플릭스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의 촬영감독 라클란 밀른이 참여해 영화 속 광활하고도 아름다운 영상미를 완성시켰습니다. 야외촬영과 자연을 아름답게 찍어내는 것으로 저명한 라클란 밀른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정이삭 감독과 완벽한 호흡을 이뤘습니다. 

관객들을 압도하는 화재 장면에서는 진짜 불길의 강렬함을 담고자 시각 특수효과 없이 실제 촬영으로 임하는 등 프로페셔널한 작업물을 만들어냈다는 후문입니다.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의 번역을 맡았던 홍여울 번역가는 '미나리'의 대본 번역에 참여했는데요. 문어체를 구어체로 번역하는 과정에 있어서 감독, 배우들과 함께 매일 이야기를 나누며 대본을 완성시켰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오스카 주제가상 1차 예비 후보에 오른 '미나리' OST 'Rain Song'의 작사가로도 참여했는데요. 극중 모니카(한예리)가 맡은 심정을 가사에 섬세하게 담아내 감동을 배가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한편, 배우 윤여정은 '미나리'로만 총 28개의 연기상 트로피를 차지하며 오스카 입성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SW

lbb@economic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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