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트와일러-스피츠 살해사건, 입마개 법은 느슨했다
상태바
로트와일러-스피츠 살해사건, 입마개 법은 느슨했다
  • 현지용 기자
  • 승인 2020.08.01 10:15
  • 댓글 0
  • 트위터 422,47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로트와일러, 스피츠 견 산책도중 물어 죽여
‘입마개 강화’ 국민청원, 31일 4만6000명
“신고하든 맘대로 해” 느슨한 동물보호법
늘어나는 개 물림사고, 2018년 6883명 달해
사진=유튜브
사진=유튜브

[시사주간=현지용 기자] 서울서 발생한 로트와일러-스피츠 살해사건으로 맹견에 대한 규정 및 견주 라이센스 등 동물 관련법의 제도적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한 골목에서 주인과 산책을 하던 대형견 로트와일러가 소형견 스피츠를 물어 15초 만에 죽이는 잔혹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당시 로트와일러는 목줄이 풀리고 입마개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스피츠에게 달려들었다. 심지어 로트와일러는 스피츠 견주까지 공격해 상해를 입히는 등 높은 공격성을 보였다.

목격자로부터 해당 로트와일러가 3년 전에도 동일한 종류의 사건으로 다른 소형견을 죽이는 등 5건의 전력이 있었다는 증언이 언론에도 알려졌다. 사고 영상이 공개되고 이를 규탄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게재되자, 31일 기준 청원 동의자 수는 4만6000명을 넘어섰다.

여론의 분노는 즉각 해당 맹견에 대한 안락사 및 견주에 대한 동물보호법 위반 처벌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해당 견주는 지난 30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죽더라도 개는 안락사 못 시킨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 헌법상 인권처럼 동물의 권리, 즉 동물권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 독일이 2002년 독일연방기본법 개정으로 동물 보호의 권리를 명시한 것과는 판이하다. 이 때문에 한국의 반려견은 재물로 간주돼 도축 및 ‘강아지공장’ 문제, 동물권단체 ‘케어’의 대량 안락사 폭로 등 숱한 학대 문제를 안았다.

반려견이 재물로 간주되는 현실 또한 개 물림사고까지도 미친다. 지난해 개정된 현행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12조는 맹견을 동반한 외출 시 목줄 및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미착용 행태가 3차일 경우 10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해 시민사회로부터 느슨하단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소방청
사진=소방청

맹견에 대한 규정도 비판받는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1조의 2는 맹견을 도사견, 로트와일러, 아메리칸 핏불 테리어 및 그 잡종들로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개 물림사고 전력이 있는 개, 법에 규정된 맹견 견종이 아니거나 전력이 없어도 공격 시 피해의 극심함이 예상되는 공격성, 체격을 지닌 개들에 대해선 이렇다 할 제재 수단이 없는 등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해당 견주가 사고 발생 직후 “신고하든 말든 알아서 하라”고 말한 점에서 반려견 주인들에 대한 자격 강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맹견에 대한 라이센스 등으로 반려견 양육의 자격을 거르는 시스템이 없다면 문제는 반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간 개 물림사고로 병원에 이송된 환자 수는 6883명에 달한다. 연령별 개 물림사고 환자 수를 보면 △10대 이하 436, △10대 312명, △20대 550명, △30대 700명으로 젊은 연령대가 일부 차지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개 물림사고 환자 수는 높아졌다. △40대 1241명, △50대 1550명, △60대 962명, △70대 719명, △80대 365명, △90대 43명, △100세 이상 3명 등 1000단위를 넘는 수치와 고연령대의 개 물림사고 환자 수가 전체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해당 통계는 들개, 유기견, 반려견 등 구분 없이 모든 종류의 개에 의한 물림사고를 집계했다. 인명 피해자가 이 정도라면 이번 로트와일러 살해사건처럼 반려견이 다른 반려견을 공격하는 사고 빈도 또한 비슷한 가능성이 높다.

높아지는 반려견 인기만큼 늘어나는 반려견 수, 유기견 문제까지 감안한다면, 개 물림사고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할 수 있다. 개 물림사고 피해자 수가 2014년 1889명이던 반면, 4년 후인 2018년에는 2368명으로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SW

hjy@economicpost.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