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주면 제 나라 지키는 훈련도 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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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주면 제 나라 지키는 훈련도 안하나
  • 시사주간
  • 승인 2021.08.04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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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해군
사진=해군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3일 이달 둘째 주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여권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여기에 동조하고 나섰다. 박 원장의 친북행보는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국가의 안보를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국정원장으로서 이런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박 원장은 연기 이유로 “훈련을 하면 북한이 새로운 도발을 할 것”이라고 했다 한다. 무슨 근거를 가지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도발은 상대의 힘이 약할 때 생긴다. 이건 굳이 군사전략 운운할 필요도 없는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다. 개인 간에도 상대가 자기 보다 약하다고 느낄 때 싸움을 거는 법이다. 그런데 일국의 정부수장이 이런 말을 일부러 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한미연합훈련은 방위 훈련이다. 자기 땅 자기가 지키기위해 훈련하는 일은 당연하다. 언제 우리가 훈련을 하면서 도발한 적이 있는가.

박 원장의 이같은 의견 피력은 북한에 오히려 도발할 명분을 던져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만약 우리가 훈련을 하면 북한은 “당신네 국정원장이 도발할 것이라고 하지 않았나”하고 역공을 펼 것이다. 중단한다면 김여정의 위상은 크게 올라간다. 외국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말 한마디에 주눅이 든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는 북한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동맹이라는 미국도 다를바 없다. 친구 사이에 얕잡아 보이는게 더 아프다. 박 원장은 스스로 옭아매는 말을 내뱉고 말았다.

설사 도발한다고 해도 우리가 단호히 대응하면 될 일이다. 세계 역사상 단호한 대응보다 더 큰 전쟁 예방법은 없다. 공포가 지배하면 도발이 찾아온다. 그래서 위기 때에는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한 각종 모략과 유언비어가 끊이지 않았다. 한 나라의 국정원장이면 오히려 이런 분위기를 역전시킬수 있는 전략을 짜고 국민들을 안심시켜 줘야 한다. 한 정보위 위원은 “박 원장의 발언에 의도가 있다고 본다”며 “마치 ‘훈련을 하면 큰일 난다’는 식으로 들렸다고 했다. 역대정권들도 상황에 따라 남북문제를 정치화해 왔다. 그러나 이처럼 자존심이고 뭐고 다 내팽겨치고 북한에 아부하는 정권은 보다보다 처음이다. 설사 상대를 달래 도발을 피하려 하는 수단이라할 지라도 지나치면 모자람만도 못한 법이다. 국민의 자존심은 땅에 처박힌 지 오래다. 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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