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흔들리는 도쿄올림픽, 불안한 일본
상태바
코로나로 흔들리는 도쿄올림픽, 불안한 일본
  • 임동현 기자
  • 승인 2020.03.16 17:29
  • 댓글 0
  • 트위터 435,48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사능 피해 극복' 일본의 목적 무너져
일본 편 들던 IOC "WHO 요구시 대회 취소" 물러서
취소 시 막대한 경제 손실, '코로나+방사능' 국제 여론 악화도
도쿄올림픽 카운트다운을 알리는 시계. 사진=AP
도쿄올림픽 카운트다운을 알리는 시계. 사진=AP

[시사주간=임동현 기자]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오는 7월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연기 또는 취소해야한다는 여론이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는 "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고 싶다"며 강행 의지를 밝혔지만 그동안 도쿄올림픽 개최를 계속 옹호했던 IOC(국제올림픽위원회)마저도 조금씩 뒤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올림픽 개최가 사실상 힘들어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쿄올림픽은 일본이 지난 2011년 동일본 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폭발 피해를 극복하고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국가'임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 내에 여전히 방사능이 남아있으며 이 곳에서 나는 농산물을 선수촌 식당에 제공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국제적으로 올림픽을 보이콧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리나라 역시도 방사능 문제, 일본 수출 규제, 욱일기 응원 등의 문제가 나오면서 '올림픽 보이콧' 논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 와중에도 IOC는 일본의 입장을 대변하며 올림픽 강행 의지를 밝혔지만 최근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의 파장은 견고하던 일본의 '올림픽 개최 의지'를 깨뜨리고 있다. 올림픽 개최에 지장을 줄까봐 일본이 자국의 코로나 확진을 숨기고 이것이 펜데믹의 요인이 되자 '올림픽 취소' 여론이 일어났다. '올림픽이 취소되면 88조원의 손실이 난다'는 경제 전망과 더불어 올림픽으로 지지를 높이려했던 아베 신조 총리는 오히려 사임을 걱정해야하는 상황까지 몰리고 있다.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다카하시 하로유키 올림픽 집행위원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올림픽이 무산될 경우 2년 연기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다. 취소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만약 취소되면 IOC가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며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그의 말과는 달리 일본은 '올림픽 연기론'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11일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일정 변경은 없다. 타카하시 위원이 정말 터무니없는 말을 했고 그가 사과를 했다"고 전했고 WHO가 펜데믹을 선언한 12일에도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예정대로 개최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며 '올림픽 연기 불가'를 고수했다.

그러나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에서 "내 생각이지만, 1년 정도 연기할 수도 있다. 관중 없이 하는 것보다는 1년 미루는 게 나은 대안"이라고 밝혔다. 물론 그는 "권유를 하지 않겠다. 그들(일본)은 똑똑하다"며 결론을 일본 정부에게 넘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기' 제안에도 일본과 IOC는 흔들리지 않았다. 모테기 토시미츠 일본 외무상은 13일 "연기와 중단을 전제로 한 검토를 하지 않았다. 예정대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고 IOC는 "개개인의 발언에는 신경쓰지 않겠다. 7월에 안전하게 올림픽이 열릴 수 있도록 일본 및 관계기관과 긴밀히 연계하겠다"며 강행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전 세계 스포츠가 '올스톱'된 상황에서 올림픽도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올림픽 야구 아메리카대륙예선이 연기됐고 핸드볼, 조정도 예선이 연기되는 등 종목 예선들이 미루어지면서 정상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미국의 5대 스포츠, 유럽 축구 등 스포츠 빅 이벤트가 모두 중단됐고 NBA 선수 중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등 선수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올림픽을 치르기가 어려워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에는 그리스 아테네에서 성화가 채화됐다. 하지만 채화식은 관중 없이 이루어졌고 그리스는 당초 그리스 전역 3200km를 달리기로 한 릴레이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일본은 예정대로 성화봉송을 진행해 올림픽 열기를 높이려했지만 코로나19의 상황이 심각해 진행 자체가 불확실해졌다.

결국 그동안 '방사능, 욱일기' 문제가 거론되어도 일본을 옹호해왔던 IOC가 13일 "WHO(세계보건기구)가 대회 중지를 요구한다면 개최를 단념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특히 이 말은 상황에 따라 연기가 아니라 아예 취소를 할 수 있다는 뜻을 보이면서 올림픽 취소론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올림픽을 무사히 예정대로 개최하겠다"면서 "일본의 인구 1만명당 감염자 수는 0.06명으로 한국, 중국, 이탈리아보다 낮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감염 실태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으면서 아베 총리의 발언이 오히려 '일본의 위험성을 알린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입장에서 '올림픽 취소'는 엄청난 경제 손실과 다름없다. 일본 SMBC닛코증권에 따르면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취소될 경우 7조8000엔(약 88조838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며 국내총생산이 1.4% 하락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취소 권한이 있는 IOC가 취소를 결정할 경우 일본은 보상 및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일정을 연기한다고 해도 시기가 문제가 된다. 2021년에는 7,8월에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있으며 2022년에는 카타르 월드컵이 열린다. 카타르 월드컵이 11월에 열리기에 7월 개최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오지면 그 기간까지의 선수 선발 등에서 문제가 생기고 추가로 발생할 비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일본의 입장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연기 및 취소가 자신들이 생각한 '일본의 부흥'에 전혀 맞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최근까지도 후쿠시마 성화 봉송로와 선수단 시설, 올림픽 주요 경기가 열리는 도쿄만 일대 등이 여전히 기준치의 6~10배가 넘는 방사능으로 오염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코로나19 대응의 문제점이 전 세계에 드러난 상황이기에 올림픽을 연기한다고 해도 또다시 '보이콧' 움직임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참여한다고 해도 관광객들이 오지 않으면 실패하는 것이 올림픽이기에 여러가지로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국내에서도 '연기'를 주장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고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으로 아베 정권의 명운까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일본과 IOC의 '밀월'이 어떤 결말로 나올 지 주목되고 있다. SW

ldh@economicpost.co.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